[완치희망 얼리체크: EGFR 폐암]③ 전주기 EGFR 변이 폐암 치료
한국인 암 사망 원인 1위는 단연 폐암이다. 국내 암 사망자 10명 중 2명(21.9%)이 폐암으로 사망한다. 폐암은 암세포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한국은 암세포 성장·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EGFR 변이 폐암 발생 비율이 높다. 최근엔 EGFR 변이를 표적으로 한 3세대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EGFR 변이 폐암 치료 패러다임이 변했다.
치료 반응, 생존율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오시머티닙(타그리소)가 대표적이다. 오시머티닙은 수술 후 보조요법부터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폐암까지 모든 병기에서 적용 가능한 유일한 글로벌 백본 테라피(backbone therapy)’로 평가받는다. '완치희망 얼리체크: EGFR 폐암' 마지막 세 번째 주제는 전주기 EGFR 변이 폐암 치료다. EGFR 변이 폐암의 병기별 글로벌 치료 전략과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이 바꿔놓은 치료 지형 변화를 살펴본다.

폐암은 병리학적으로 암세포의 크기·형태 등에 따라 암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과 그렇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암의 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EGFR·ALK·ROS1·MET·KRAS 등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한 표적항암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중 EGFR 변이 폐암은 비흡연, 여성, 아시아인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한국 등 아시아인은 비소세포폐암으로 EGFR 변이가 있는 비율이 50%로 서양인(약 25%)보다 많다.
초기부터 4기 전이성까지 모두 적용 가능
EGFR 변이 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돌연변이 유전자인 EGFR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으로 한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 치료한다. 조기 병기인 1B~3A기부터 3기 국소 진행성, 4기 전이성 폐암까지 모든 병기에서 적용 가능한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이 대표적이다. 기존 1·2세대 EGFR 표적항암제와 비교해 중추신경계(CNS) 반응률이 높아 암세포가 폐에서 뇌로 전이됐을 때 긍정적이면서 1차 치료부터 획득 내성을 최소화한다.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 오시머티닙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오시머티닙은 ADAURA·LAURA 등 주요 임상 연구를 통해 폐암의 모든 병기에서 암 진행 또는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면서 EGFR 변이 폐암 치료의 범위를 넓혔다. 2024년에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4기 EGFR 변이 폐암에서 오시머티닙+항암화학요법 병용 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FLAURA2 임상 3상 연구에서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9.4개월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8.5개월 연장했다.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3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영 교수는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은 EGFR 변이만을 선택적으로 강력하게 억제하면서 뇌-혈관 장벽(BBB, Brain-Blood Barrier)을 통과하는 기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 부담이 큰 EGFR 변이 폐암 4기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보다 편안하게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처음 연 치료제”라고 말했다.
여러 임상적 근거를 토대로 오시머티닙은 EGFR 변이 폐암에서 전주기 글로벌 표준 치료제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올해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오시머티닙 1차 단독요법은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 가장 높은 등급(Category1) 중에서도 선호요법(preferred)으로 권고한다. 이 외에도 수술 후 보조요법, 2차 단독요법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한다.
조기 폐암 완치 이정표 제시
최근엔 폐암 초기부터 표적항암제 치료를 시도하면서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에서 완치 가능성이 커졌다. EGFR 변이 폐암 초기부터 모든 병기에 쓸 수 있는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이 바꾼 변화다. 오시머티닙은 암이 더 커지지 않고 지내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면서 치료적 이점을 입증했다. 특히 1B~3A기 수술 후 보조요법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ADAURA 연구에서 오시머티닙은 EGFR 폐암 환자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73% 감소시켰다. 수술이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오시머티닙 치료군의 5년 생존율은 88%로 나타났다. 다만 완치를 현실화하려면 치료 시기를 미루지 않고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하는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 외에도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LAURA 연구에서는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을 39.1개월로 개선했다. 위약군(5.6개월)과 비교해 차이가 확실하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84% 낮췄다. EGFR 변이 폐암 1차 치료에서 오시머티닙은 3년 이상의 전체 생존을 입증한 것이다. 김 교수는 “오랜 치료 경험이 축적된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은 꾸준히 적응증을 넓히면서 한국은 물론 글로벌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 변화를 주도했다”며 “여러 글로벌 임상 연구로 확인된 치료 효과, 장기 안전성 프로파일 등을 통해 진료 현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