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세계 혈액암의 날 

혈액암은 폐암·간암·위암 등 고형암보다 생소하지만, 결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5초마다 한명씩 림프종·백혈병 등의 혈액암 진단을 받는다. ‘세계 혈액암의 날(5월 28일)’을 맞아 대한혈액학회의 도움말로 혈액암의 특징과 최신의 치료법을 알아봤다.

혈액암은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신생아부터 80~9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소지가 있다. 크게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 골수종으로 분류한다. 급성 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급속히 증식하는 질환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백혈병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된다. 림프종은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으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샘 종대가 주요 증상이다. 다발 골수종은 골수에서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 파괴, 빈혈, 신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그동안 혈액암 치료 분야는 발전이 두드러졌다.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CAR-T 세포 치료 등 혁신적인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조혈모세포이식 기술의 발달로 많은 환자가 완치의 희망을 갖게 됐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은 "최근 들어 혈액암 치료 성과가 괄목할만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혈액암 환자도 새로운 면역치료제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혈액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주요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원인 불명의 발열이나 식은땀,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감 같은 전신 증상이나 ▶멍이 쉽게 들거나 출혈이 잘 멈추지 않고 창백함 같은 혈액 관련 증상이 지속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또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샘이 커진 경우 ▶복부 팽만감, 골 통증,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헌혈,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심을

혈액암 치료에 있어선 일반인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혈액암 환자에게 수혈은 생명줄과 같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해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다. 건강한 성인의 헌혈 한 번이 혈액암 환자에겐 소중한 생명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도 일반인의 참여가 필요하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많은 혈액암 환자에게 완치 기회를 제공하는 치료법이지만, 이식에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형제자매 간에는 약 25% 확률로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지만, 비혈연 간에는 약 2만 명 중 1명꼴로 일치한다.

기증 희망자 수가 많을수록 환자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헌혈의 집이나 적십자사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하면 언젠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여전히 적합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 건강한 시민 여러분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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