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에서 더 위험한 RSV 감염증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AV·Respiratory Syncytial Virus) 감염증은 폐렴 등 호흡기 합병증을 유발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임상적 증상은 독감(인플루엔자)과 비슷하지만 고령층에서 특히 치명적이다.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의 절반 이상은 폐렴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도 10.6%나 됐다. 천식을 앓고 있는데 RSV에 감염되면 급성 악화를 경험하면서 전신 상태가 나빠진다. 안정적인 증상 관리가 중요한 심부전 환자도 RSV 감염으로 입원율이 8배나 증가한다. RSV 감염증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대증적 치료로 증상이 낫길 기다린다. 대부분의 감염 증상이 2주 이내 저절로 사라진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 RSV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고령층이 주의해야 할 RSV 감염증에 대해 알아본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1. RSV에 감염되면 합병증으로 폐렴이 생길 수 있다
(O) 그렇다. RSV에 감염되면 감기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유사하게 ▶발열 ▶콧물 ▶인후통 ▶기침 ▶가래 증상을 동반한다. RSV에 감염되면 60세 이상 고령층, 천식 등 만성 폐 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RSV로 입원한 18세 이상 성인의 39.1%는 폐렴이 확인됐다. 65세 고령층은 폐렴 진단 비율이 56.8%로 더 높아진다. RSV 감염으로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다면 중환자실에서 산소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은 RSV로 인한 입원 등으로 질병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RSV 감염으로 입원하기 쉽다. 실제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발표에 따르면 RSV 감염증 입원율은 인구 10만 명당 60~64세는 약 65명, 65~69세는 약 85명, 70대는 130명, 80대는 약 250명이다.
Check2. 인플루엔자보다 RSV 감염증으로 더 많이 입원한다
(O) 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와 동일한 수준인 법정 4급 감염병이다. 다만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비율은 인플루엔자보다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연간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8976명으로 인플루엔자로 입원한 환자(6188명)보다 더 많았다. 특히 국내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고령층 4명 중 1명(25%)은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사망한 비율도 10.6%나 됐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RSV에 감염되면 면역세포의 노화, 염증으로 인한 노화, 생리학적 변화 등으로 폐 조직이 변해 위중도가 높아진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RSV 감염증 환자는 인플루엔자 환자보다 중환자실 입원 가능성과 입원 1년 후 사망률이 약 30%씩 높게 나타났다. 특히 폐 ·심장 등 기저 질환을 동반한 경우 RSV 감염증으로 인한 입원율은 더 증가한다.
Check3. 일교차가 큰 환절기만 조심하면 된다
(X) RSV는 주로 10~3월에 유행하지만 1년 내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2024~2025 절기에는 RSV를 포함해 코로나19, 인플루엔자,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 네 종류의 호흡기 감염 질환이 동시에 유행했다. 이 중 RSV 감염증이 가장 강세를 보였다. RSV 감염증의 전파력은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한국은 RSV 감염증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검사도 잘 실시하지 않아 진단되지 않은 RSV 감염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RSV는 감염됐어도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적 치료로 대처한다. 열이 나면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같은 해열진통제로 열·통증을 관리하고,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 섭취량을 관리하는 식이다. 따라서 RSV 감염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적극적인 예방이 중요하다. RSV 확산을 막기 위해 평소 마스크 쓰기,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Check4. RSV 백신을 한 번 접종하면 2년 이상 예방 효과가 유지된다
(O) 그렇다. 60세 이상부터 접종이 가능한 RSV 백신 아렉스비가 대표적이다.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방어할 자가 항체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기전으로 예방 효과 발현까지 1~3주 걸리지만 한 번 접종으로 최소 2년 이상의 예방 효과가 지속된다. RSV 예방 효과도 우수하다.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AReSVi-006 임상 연구에서 아렉스비는 첫 RSV 유행 시즌에 RSV에 의한 하기도 질환(RSV-LRTD) 예방 효과는 82.6%다.
특히 아렉스비 1회 접종 후 세 번째 RSV 유행 시즌까지도 예방 효과가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60∼74세 고위험군 및 75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아렉스비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 질환(LRTD) 예방 목적으로 허가받았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유림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RSV 감염증으로 폐렴을 동반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며 “현재 대증 요법 외에 RSV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법”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RSV 백신의 예방 효과는 동반 질환이 있어도 우수했다. 동반 질환을 1개 이상 가진 환자군에서 RSV-LRTD 예방 효과는 94.6%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