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으로 치료 어려워지는 폐렴, 백신이 답 

 

숨을 들이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이 함께 흘러 들어온다. 대부분은 무해하거나 이롭지만 폐렴구균 같은 위험한 병원체가 침입할 때도 있다.  

폐렴구균은 폐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이 균은 건강한 사람의 코와 목 점막에도 산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는 "평소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폐렴구균이 폐·뇌·혈관·귀까지 침투해 폐렴, 수막염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폐렴을 단순한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감기와 달리 폐 깊숙한 곳까지 염증이 퍼지면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고  호흡 문제를 일으킨다. 폐포(허파꽈리)에 염증이 가득 차면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폐렴은 어린아이, 노인,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독감이나 감기에 걸리면 폐렴에 쉽게 걸린다.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폐의 방어 작용이 약해진 틈을 타 폐렴구균이 쉽게 폐에 침투한다"며 "숨이 가빠지면 호흡수도 많아져 분당 20회를 초과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감기나 독감이 나아가는 듯하다가 갑자기 고열·기침·가슴 통증, 호흡곤란이 심해지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폐렴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 

혈액 섞인 듯 적갈색 가래 나와

폐렴 초기에는 마른기침이 많다. 이후 진한 황색 또는 적갈색 가래로 바뀌기도 한다. 특히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이면 혈액이 섞인 듯한 붉은 가래가 특징이다.

폐렴이 진행되면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고, 혈액 속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입술과 손톱이 푸른빛으로 변하는 청색증, 가슴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전신이 심하게 피로해진다.  

민 교수는 "폐렴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심하면 호흡부전,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충분한 휴식만으로 비교적 빠르게 회복한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과 당뇨·심장병, 만성 폐 질환자, 암·장기이식 환자 등은 면역 체계가 크게 떨어져 있어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에서는 폐렴이 심하게 진행되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패혈증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치명적인 쇼크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민 교수는 "폐렴 치료의 어려움 중 하나는 항생제 내성이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폐렴 예방은 이렇게

1. 폐렴구균 예방접종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65세 이상 성인은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비용 부담 없이 1회 접종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접종이 권장된다.

2. 독감 예방접종

독감 때문에 폐점막이 손상되면 폐렴구균 감염이 쉬워진다. 독감 예방이 곧 폐렴 예방으로 이어진다.

3. 손 씻기 생활화

감염병 예방의 기본으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폐렴을 비롯한 감염병의 위험을 크게 줄인다. 흡연은 폐 기능을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저하해 폐렴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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