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부위로 균 침투해 패혈증 유발할 수도

물놀이 후 다리가 붓고 욱신거린다면 그냥 넘겨선 안 된다. 바닷물에 발만 담갔을 뿐인데, 치명적인 세균이 피부 틈으로 침투했을지 모른다. 작은 상처 하나로도 비브리오 패혈증과 봉와직염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빠르게 악화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 특히 유의해야 할 급성 감염병이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세균이 몸속으로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보통 생선회나 조개류 섭취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상처난 피부에 바닷물이 잠깐 닿은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해수 접촉을 통한 감염은 전체 감염자의 30~40%를 차지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7~10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일 때 급격히 증식한다. 여름철 고수온기와 감염 발생 시기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감염되면 고열과 오한, 설사, 피부 물집, 통증 붓기 등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감염 후 12~48시간 이내에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주은정 교수는 “상처가 있는 부위가 바닷물에 닿았을 경우 소독과 경과 관찰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 접촉·벌레 물림 통한 감염 증가
봉와직염도 여름철 요주의 대상 중 하나다. 이는 피부와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다리 발목, 종아리 등 외부 노출이 잦은 부위에 잘 생긴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봉와직염을 일으키는 세균(연쇄알균, 포도알균)이 번식하기 쉽다. 피부 틈에 생긴 작은 상처나 무좀, 벌레 물린 부위를 통해 세균이 침투할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감기 몸살처럼 오한이 동반된다. 감염 부위에는 열감, 통증, 붓기, 물집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고열, 오한, 패혈증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주 교수는 “물놀이 전후 피부를 청결히 하고, 상처가 있다면 이를 적절히 보호를 해야 한다”며 “벌레 물림이나 상처 부위는 즉시 소독하고, 붓기와 통증, 열감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