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장단점과 적용 범위 고려해 결정해야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질환의 하나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하며 주로 고령층에서 발병하지만 40~50대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심방세동의 약 30%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애매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선병원 심장혈관센터 백주열 전문의는 “심방세동은 방치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을 5배 이상 높여 사회적 기능 상실이나 신체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골치 아픈 질환”이라고 했다.
심방세동의 근본적인 치료 원리는 심방세동을 만드는 불필요한 심장 내 전기 신호를 심장으로부터 격리하거나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주파를 이용한 열을 통해 불필요한 신호 발생 부위를 태워 버리거나 신호 부위를 심장으로부터 격리하는 과정인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이 이뤄졌다.
이 치료의 장점은 심장 내 다양한 부위에서 선택적 절제술이 가능해 모든 급성·만성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데 도움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지만, 시술 시간이 길고 열에 의한 시술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2018년 이후부턴 온도를 내리는 냉각 기법을 통해 심장 내 신호 부위의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이 도입됐다.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이 부정맥 유발 신호를 하나하나 찾아 열로 태우는 방식이라면,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폐정맥 입구를 특수 고안한 풍선으로 막고 영하 80~90도까지 얼려 한꺼번에 조직을 괴사하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고 부작용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다.
가장 최근엔 펄스장절제술이 주목받는다. 백 전문의는 “열에너지가 아닌 펄스장 에너지를 이용해 심장에 미세한 천공을 만들어 주변 조직을 보존하면서 심근 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라며 “시술 시간이 기존 방법보다 20~40% 단축됐고 식도·횡격막 신경 손상 등 주변 장기 부작용도 현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시술적 치료는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또 냉각풍선도자절제술과 펄스장절제술은 초기 심방세동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만간 열을 이용한 고주파절제술·펄스장절제술의 동시 치료가 가능한 이중 에너지 방법이 새롭게 도입될 예정이다.
백 전문의는 “심방세동 치료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만 최신 치료법이 모두에게 좋은 치료는 아닐 수 있다”며 “치료의 장단점과 적용 범위를 고려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