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바로 알기

심장은 견디는 데 익숙한 장기다. 혈관이 조금 막히고 펌프 기능이 다소 떨어져도 하루 이틀 숨이 차는 정도로 버텨낸다. 그래서 심부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작은 이상이 누적된 끝에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심부전은 여러 심장 질환이 누적돼 심장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결과 질환이다.
60대 초반 이모 씨 숨이 가쁘고 자꾸 피곤해서 나이 탓인가 했다. 그런데 병원에 갔다가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 심장이 약해졌다는 뜻이라고만 여겼는데 이 병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진료실에서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씨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급성 심장 질환만 잘 넘기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범성 교수는 “심장이 혈액을 짜내는 펌프 역할을 점점 못하면 결국 온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심장 근육이 약해지면 폐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다리에 부종이 생기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체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한 번 손상된 심장은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이 있다면 나이 때문이라고 넘기지 말고 이상 증상에 민감해야 한다. 심부전은 서서히 진행한다. 김 교수는 “심부전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라며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심장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부전 치료에는 다양한 약물이 쓰인다. 베타차단제, 이뇨제,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신약 등이 있다. 하지만 약물만으로는 부족하다. 식단 조절, 체중 관리,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는 수분 섭취, 염분 섭취까지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많은 심부전 환자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 치료는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심부전은 예방할 수 있다. 관상동맥이 조금씩 좁아지기 시작할 때 생활습관만 바꿔도 심부전까지 가는 길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50대 이상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심장초음파 검사와 운동, 금연, 저염식 같은 기본 생활 관리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국대병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심혈관 그린라이트 건강 캠페인'을 진행한다. 아픈 사람을 돌보고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살핀다는 '구료제민'의 창립 정신을 계승한 캠페인이다. 이번 주제는 심장파열·부정맥·심근경색·관상동맥 질환에 이어 ‘심부전’ 편이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범성 교수의 도움을 받아 심부전의 원인, 증상, 치료법,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