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대 궁금증] 저염식 팩트체크

많은 분이 ‘소금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고 알고 계시죠? 세계보건기구(WHO)도 하루 5g 이하의 소금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기도에 사는 38세 박씨는 고혈압과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습니다. 식단에서 소금을 확 줄여서 하루 12g에서 5g 미만으로 조절했더니 혈압이 안정되면서 약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장(콩팥) 기능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박씨는 마른 체형이었는데 소금을 너무 줄이면서 음식 맛이 없어져 식사량도 줄고, 체중이 무려 7kg이나 빠졌습니다. 그 결과 몸속 수분이 부족해졌고 콩팥에 혈액이 충분히 가지 않아 ‘급성 신장 손상’이 생긴 겁니다.

소금을 줄이더라도, 체중이 급격히 빠지거나 어지럼증이 있다면 다시 양을 늘려야 합니다. 박씨도 하루 7~8g으로 다시 늘렸더니 음식도 맛있어지고 체중이 늘며 콩팥 기능도 회복됐어요. 

서울에 사는 70세 한씨는 갑상샘암 수술 후 소금과 간장을 거의 쓰지 않는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로 응급실에 실려 갔죠. 진단 결과는 저나트륨혈증이었습니다. 저나트륨혈증은 피 속 나트륨 농도가 너무 낮아져 뇌가 붓고 두통·구토·혼수 상태까지 올 수 있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갑상샘 수술을 받은 사람은 몸속 수분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금을 너무 줄이거나 물을 많이 마시면 쉽게 이 상태에 빠질 수 있어요. 갑상샘암 수술 후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는 분들은 ‘무(無)요오드 소금’을 써야 해요. 이 소금은 맛이 없어서 식사량이 줄고 소금 섭취도 덩달아 줄면서 저나트륨혈증 위험이 커집니다.

게다가 치료 중엔 물을 하루 2~3L 마시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소금은 적게 먹고, 물만 많이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탈이 납니다. 이뇨제 복용 중인 사람에게도 저염식이 항상 좋은 건 아니에요. 고혈압이나 심부전으로 이뇨제(특히 티아지드 계열)를 드시는 분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이 약은 몸속 나트륨을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에 소금까지 확 줄이면 저나트륨 상태에 더 쉽게 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 환자는 이런 부작용이 더 흔해요. 이뇨제를 드시면 정기적으로 피 검사를 해 나트륨 수치를 꼭 확인해봐야 합니다.

※과한 저염식 주의하세요

·체형이 마르고 식사량이 적다.
·갑상샘 수술을 받았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았다.
·이뇨제를 복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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