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있는 습관 주 원인

바르게 앉아 있었다고 생각했는데도 허리가 아프고 계단을 오를 땐 허벅지가 아프다. 어쩌다 한 번 운동하면 허리와 다리가 탈진한다. 이런 증상이면 엉덩이 기억상실증 상태일지 모른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엉덩이 근육이 본래의 기능을 잃고, 일을 안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의학적으로는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로 불린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이 주원인이다.

엉덩이가 일을 안 하면 허리와 무릎이 대신 일 한다. 엉덩이 근육, 특히 대둔근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고 척추와 골반을 지지하는 핵심 부위다. 걷기, 뛰기, 앉기, 일어서기 같은 모든 움직임이 이 근육을 거친다. 이 대둔근이 쉬기 시작하면 그 자리를 허리와 햄스트링이 대신 채운다.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재원 교수는 “엉덩이 근육은 척추 안정과 신체 균형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기능이 떨어지면 허리, 고관절, 무릎 등 주변 관절에 부담이 전가돼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 계단 오를 때 허벅지만 뻐근하고 엉덩이는 무감각하다.
* 걷다가 허리가 먼저 뻐근하다.
* 스쿼트를 해도 허벅지에만 자극이 온다.

간단한 자가진단법도 있다. 엎드린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엉덩이에 힘이 안 들어가고 허벅지나 허리에만 힘이 가는 경우다. 근전도(EMG) 검사나 초음파 영상으로도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를 측정한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훈련으로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대표적인 운동은 브릿지·스쿼트·힙어브덕션이다. 

*브릿지: 등을 대고 누운 채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허리가 아닌 엉덩이에 집중해야 한다.
*스쿼트:무릎이 발끝보다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엉덩이를 뒤로 빼듯 앉았다 일어난다.
*힙 어브덕션: 옆으로 누워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엉덩이 옆 근육에 자극이 가야 한다.

운동 외에도 일상에서 엉덩이를 깨우는 습관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며 걷기, 계단 이용하기, 바른 자세로 앉기 등이 포함된다. 특히 매시간 1~2분씩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하거나 짧게 걷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엉덩이 근육은 30대 중반 이후 매년 1% 이상 줄어든다. 근육은 뼈와 관절을 지지하고, 지방 대사를 도우며, 낙상 예방에도 관여한다. 엉덩이 근육이 무너지면 허리디스크, 고관절 충돌증후군, 퇴행성 관절염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 뒤따른다. 김재원 교수는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엉덩이 운동을 하면 하체 근력은 물론 허리 부담까지 줄어든다”며 “특히 앉는 시간이 긴 직장인일수록 엉덩이 자극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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