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의대 연동건 교수 연구팀, 한국·일본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코로나19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은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인 롱코비드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감염 후 수주 내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의대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한국·일본의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활용한 데이터는 한국 약 796만 명, 일본 약 126만 명을 포함한 국가 단위 보건의료 데이터다.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 분야 최고 권위의 미국심장협회 공식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감염자가 비감염자와 비교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62% 높았다. 허혈성 심질환이나 심부전, 뇌혈관 질환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중증도 이상의 중증 감염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그 위험이 약 30% 감소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심혈관 위험 증가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를 포함해 델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에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이런 위험은 감염 후 최대 18개월까지 지속됐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완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발생률은 낮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감염자 중 뇌졸중 발생률은 0.24%, 심근경색은 0.05%, 주요 심혈관 사건은 0.15%로 집계됐다. 황승하 연구원은 “고위험군에 대한 모니터링과 예방은 필요하지만, 대중의 과도한 불안은 경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기존 연구는 단일 국가나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해 일반 인구를 대표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국가 단위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의 장기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감염 이후 심혈관 위험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백신 접종 여부나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근거 등 공중보건 정책 수립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연동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장기간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규모 국가 단위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며 “감염 이후 고위험군에 대한 심혈관 모니터링과 예방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