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신경인성방광 및 난치성방광염 클리닉 오픈

건국대병원이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배뇨장애와 만성 방광염 환자를 위한 전문 클리닉을 열었다. 이름은 ‘신경인성방광 및 난치성방광염 클리닉’이다. 클리닉 운영을 맡은 비뇨의학과 김아람 교수는 미국 미시건대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더 정밀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클리닉의 의미를 김아람 교수에게 들었다.
-어떤 환자들을 위한 공간인가.
"신경인성방광은 척수 손상,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당뇨병 등의 질환으로 인해 방광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다.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빈뇨) 갑자기 새거나(요실금), 밤중에도 여러 번 일어나야 하는 야간뇨 같은 증상이 대표적이다. 클리닉은 이런 신경인성방광은 물론, 일반 치료로 잘 낫지 않는 만성 방광염 환자까지 함께 진료하는 전문 공간이다."
-환자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은 뭔가.
"이런 증상을 단순히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체질인 것 같다’며 그냥 넘기는 분들이 많다. 방치하면 요로 감염이나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져 문제다. 배뇨 문제가 삶의 질은 물론 신체 건강까지 위협한다. 조기 진단,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클리닉 진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예약제로만 운영되고, 환자 한 분당 최소 30분 이상 진료한다. 시간을 길게 들여 세밀하게 문진하고 방광내시경, 요역동학검사, 방광요관역류검사, 신장초음파 등 다양한 검사로 배뇨 기능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다. 소변을 스스로 보기 어려운 환자에게는 자가도뇨법 교육도 진행한다.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교육이다. 보톡스 방광주사, 로봇 방광확대술, 인공요도괄약근 수술 등 고난도 시술도 병행한다."
-개설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나.
"지난해까지 미국 미시건대 비뇨의학과에서 연수받으며 세계적인 진료 시스템과 최신 치료 지견을 직접 보고 배웠다. 신경인성방광 분야에선 미시건대가 선도 기관이다. 그 경험을 한국 환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2020년에 건국대병원에 신경인성방광 클리닉을 개설했었는데, 2023년엔 1년 치 예약이 꽉 찰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 서울 외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이 80% 이상이었다. 그만큼 절실한 환자가 많다는 뜻이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와 협약을 맺었다고 들었다.
"시골이나 지방에 계신 분들은 자신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고통을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이번 클리닉을 알리고 환자분들이 좀 더 쉽게 병원에 닿을 수 있게 한국척수장애인협회와 협약을 맺었다. 치료는 정보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든, 어디에 살든, 소외되지 않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희망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
김아람 교수는 신경인성방광 분야 차세대 리더다. 건국대병원에서 2017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대한비뇨의학회 및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 신경인성방광 분야로 10회 이상 학술상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대 비뇨의학과 출신 의료진 모임인 ‘네스빗 소사이어티’의 멤버이자 미국 비뇨의학회(AUA)·배뇨장애학회(SUFU) 회원으로,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시사저널이 선정한 ‘차세대 리더 100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