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남국 교수 “정밀한 치료 계획 수립, 환자 신뢰도 향상에 도움될 것”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양악 수술 후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방사선 영상 생성 기술이 개발됐다. 안면 골격 이상을 교정하거나 외상 등으로 변형된 턱뼈를 재배열하는 양악 수술은 환자마다 부정교합 정도가 달라 수술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치과 성상진·김윤지 교수팀은 양악 수술 전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술 후 모습을 예측해 고해상도의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을 생성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피인용지수 14.7)’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내 10개 치과대학병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래프 신경망(Graph Neural Networks, GNN)과 확산 모델(Diffusion Model)을 결합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AI 모델은 양악 수술 전 환자의 해부학적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술 후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됐다.

먼저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 3만장을 이용해 예측 영상을 생성하는 확산 모델을 개발했고, 양악 수술을 받은 환자 707명의 수술 전후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으로 안면 골격의 35개 계측점이 수술 후 얼마나 이동했는지 학습시켰다. 또 턱뼈의 이동량을 조정할 수 있는 모듈을 결합해 이동량에 따른 결과를 반영한 영상을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AI 모델의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연구에 참여한 교정 전문의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들은 AI가 생성한 예측 영상과 실제 수술 후 촬영한 영상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두 영상에 표시된 해부학적 기준점(계측점) 간의 평균 오차는 대부분 1.5mm 이하일 정도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교정 전문의 2명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2명이 AI가 생성한 영상과 실제 수술 후 촬영된 영상을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전문의들이 둘 중 AI가 생성한 영상을 구분해낸 비율은 48%를 기록해 두 영상을 거의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예측한 영상과 실제 수술 후 영상의 계측점 간 평균 오차는 대부분 1.5mm 이하였다. 이는 같은 대상을 두 번 측정할 때 발생하는 오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만큼의 정밀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수술 계획을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테스트를 진행했다. 턱뼈의 이동량을 20~160%까지 조정한 다양한 수술 계획을 반영해 각각의 예측 영상을 생성했고, 이를 통해 전문의들은 진료와 수술 시 어느 정도의 이동량이 적절한지 미리 살펴보며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로 양악 수술 후 결과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 많은 임상 데이터을 학습하고 다양한 수술 방법을 디지털 트윈화 해서 AI 모델의 정확도와 유용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