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50% 사망 심부전, 꾸준히 관리하면 일상 유지

숨 차서 몇 걸음 떼기도 버겁고 몸이 부으며 체중이 갑자기 늘었다면 심장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심장이 지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부전'의 주요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심장은 매일 10만번 이상 뛰면서 몸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핵심 장기다. 피가 원활하게 돌지 못하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신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 교수는 "심부전은 만성질환이어서 방치하면 병원 입원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 생명을 위협한다"며 "암보다도 생존율이 낮아 환자의 절반이 5년 이내 사망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가 짚어주는 심부전에 관한 핵심 정보 5가지를 정리했다.

1. 심장이 보내는 구조 요청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강력한 펌프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펌프가 약해지면 신체 조직과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심부전은 말 그대로 심장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해 생기는 ‘에너지 부족’ 상태다.

심부전 주요 증상으로는 ▶숨이 차고(호흡곤란) 누우면 더 심해지며 ▶다리나 발목이 붓고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가 심하고 힘이 빠지며 ▶마른기침이나 거품 섞인 가래가 나오는 것이다. 증상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한다. 많은 사람이 단순한 노화나 컨디션 문제로 착각하고 넘기는 이유다.    

2. 누적된 심혈관 질환이 심장 지치는 원인

심부전은 단독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심혈관 질환이 심장을 망가뜨리면서 생기는 결과물이다. 심장을 지치게 하는 원인이 따로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판막질환·심근병증이 있다.

높은 혈압이 심장을 혹사시키고,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상황,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심장 내부 판막이나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병들이다.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진료비는 2017년 1270억원에서 2021년 2070억원으로 62.2% 증가했다. 매년 15%씩 증가하는 추세다.  

3. 치료 핵심은 ‘지속적인 관리’

치료 핵심은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심장은 한 번 약해지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꾸준한 관리가 생명을 좌우한다. 

심부전 치료제는 심장 부담을 줄이고 증상을 개선시키는 발사르탄/사쿠비트릴(ARNI 계열), 심장이 과하게 뛰지 않도록 조절하고 장기적으로 보호하는 베타 차단제, 원래 당뇨병 치료제지만 심부전 개선 효과도 입증된 SGLT-2 억제제, 몸에 쌓인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해 부종과 호흡곤란을 완화하는 이뇨제가 있다. 심부전은 단순히 한두 달 약을 먹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므로 꾸준한 치료가 필수다. 약을 중단하면 다시 악화할 위험이 높다.

 4. 중증이면 심장이식과 LVAD(좌심실 보조장치)

심부전이 악화하면 일반적인 치료로 조절이 어렵다. 이식이 필요한 단계까지도 온다. 하지만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많고 기증받을 심장은 한정적이다. LVAD(좌심실 보조장치)가 대안이 된다. 

LVAD는 심장이 펌프질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이를 보조하는 기계 장치다. 심장에 삽입해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하도록 돕는다.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순환기내과·흉부외과·신경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이 필수다.

  5. 저염식과 체중 점검하는 생활습관 중요

심부전은 완치가 어려우므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기본 치료다. 그러려면 ▶짠 음식은 심장의 부담을 늘리므로 피해야 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한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등)을 해야 하며 ▶체중이 갑자기 변하면 심부전 악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증상이 없어도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심부전 바로 알기 시민강좌=3월 25일(월) 오후 1~3시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주관하는 심부전 주간(Heart Failure Awareness Week)에 맞춘 강좌다. 심부전 질환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가 가능하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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