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다 팔다리 마비, 시야 장애 등 뇌경색 증상 나타나기도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 동맥을 말한다. 뇌로 가는 혈액의 80% 정도가 이 혈관을 통하는 매우 중요한 혈관이다. 경동맥 협착은 말 그대로 각종 원인으로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다. 혈관이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착이 심해지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와 함께 경동맥 협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경동맥 협착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5년간 50% 넘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9만2853명에서 2023년 14만3309명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 환자가 늘면서 혈관 손상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경동맥협착증 발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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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맥 협착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죽경화’다. 동맥에 죽처럼 점도 높은 콜레스테롤 지질 성분이 쌓여서 혈관을 좁게 만드는 현상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나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고지혈증은 혈관을 미세하게 손상시키거나 염증 물질을 분비해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흡연을 많이 하면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경동맥 혈관이 50% 이상 막히는 경우 뇌경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음 이상, 팔다리 마비, 시야 장애, 언어 장애 등이다. 심한 경우 뇌경색으로 인한 뇌 기능 이상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문제는 혈관이 절반 이상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되어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고 발견하면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50% 이상 좁아졌다면 경동맥스텐트거치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의학적인 측면에서 경동맥 협착으로 혈관이 50% 이상 막혔을 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검진을 통해 우연히 좁아진 경동맥을 발견한 환자라면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50%가 아닌 70% 이상일 때 경동맥스텐트거치술의 고려 대상이며 추가적인 혈관 촬영을 통해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혈관 50% 이상 막히면 적극적인 치료 필요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는 약물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시술의 이점에 비해 그에 따른 위험성이 다소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경색 발생과 더불어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는 환자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삽입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간단한 시술보다 직접적인 수술로 막힌 혈관을 제거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 우리나라는 정서상 수술을 꺼리거나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시술로 치료를 진행한다. 단,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넘어 딱딱하게 석회화하고 굳어진 상태라면, 수술해 그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협착 부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목이 너무 짧거나 협착 부위가 위쪽에 위치한 경우 수술 또한 불가한 사례도 있다.

경동맥 협착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번질 수 있어 평소 혈관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건강한 식습관과 금연을 통해 위험인자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40~50대인데 아직 경동맥 초음파 촬영이나 CT 혈관 촬영을 시행해본 적이 없다면 미리 한 번쯤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이 교수는 “40대 이후부터는 자신조차 모르고 있는 혈관 건강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며 “무증상 초기 단계인 경우 선제적인 조치와 주의 깊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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