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대 궁금증] 알코올 의존증 신호

잘못된 음주 습관은 건강과 일상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적입니다. 최근 음주량이나 횟수가 늘고 술자리 뒤 기억이 끊기는 일이 잦아졌다면 술에 점점 의존한다는 전조 증상입니다. 술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행동할 시간입니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넘어갈 때 나타나는 다양한 신호를 짚어봅니다.

1. 늘어나는 술잔

술은 뇌를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물질입니다. 반주를 곁들이는 가벼운 음주가 반복되면 뇌는 술을 갈망하기 시작합니다. 뇌는 쾌감을 기억하고 이를 반복하게 만드는 의존성을 키웁니다. 술잔이 늘어나고 음주 횟수가 잦아지며 어느 순간 편안한 집에서조차 통제력을 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습관적인 음주는 주량을 키울 뿐 아니라 술에 대한 경계심까지 무뎌지게 합니다.

2. 기억력 삼킨 블랙아웃 

블랙아웃, 즉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단순한 과음의 결과가 아닙니다. 이는 술이 뇌세포,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마비시키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뇌가 정보 자체를 저장하지 못합니다. 더 심각한 점은 반복되는 블랙아웃이 뇌 손상을 일으켜 인지 기능의 영구적인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6개월 안에 두 번 이상 블랙아웃을 경험했다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뇌가 위험에 빠졌다는 경고입니다.

3. 술과 함께 감정 폭발 

술을 마신 후 감정이 격해지거나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돌변했다면 대뇌 피질이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술은 이성과 충동을 제어하는 뇌의 신피질 기능을 약화시키고,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구피질의 활동을 무제한으로 풀어줍니다. 이로 인해 평소 억제되었던 감정이 폭발하며 난폭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 조절의 중심부로 알코올 손상에 취약합니다. 술에 취해 감정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닌 뇌 손상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4. 자신감에 빠지는 착각

술을 많이 마신 후 운전대를 잡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위험한 착각에서 비롯됩니다. 뇌는 소량의 알코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다량의 알코올에는 반대로 둔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로 인해 술에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며 위험한 행동을 감행하게 됩니다. 음주 후 사고를 피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또한 자신감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알코올 중독의 특징 중 하나는 현실 부정입니다. 음주로 인한 문제를 축소하거나 부정하는 순간, 위험은 이미 당신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5. 해장술이란 악순환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술을 찾는 해장술은 알코올 의존의 중요한 징후입니다. 해장술은 아직 해독되지 않은 알코올로 뇌를 마비시키며 숙취 증상을 억제할 뿐입니다. 금주를 결심했는데도 금단 증상이 찾아오면 결국 술을 다시 마시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코올에 길들여진 뇌는 술이 사라지면 불안을 느끼고 이로 인해 금단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단순한 의지로는 어렵습니다. 치료가 필요합니다.

6. 술 숨기고 몰래 마시기

술 마신 사실을 감추고 있다면 그 순간부터 문제는 깊어집니다. 주변의 지적과 걱정을 피하기 위해 술을 몰래 마시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알코올 의존의 특징적인 행동입니다. 스스로 음주를 조절하지 못하면서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변명과 핑계를 대는 것이 습관화되면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집니다.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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