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바로 알기 4

골다공증은 조용한 뼈 도둑이다. 전신 골격을 구성하는 뼈는 만들어지고 파괴되길 반복한다. 오래된 뼈 조직은 분해돼 몸속으로 흡수되고 그 자리를 새로 만들어진 뼈가 대체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뼈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보다 파괴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느 순간 속이 빈 허약한 뼈로 변해버린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점점 약해진 뼈는 골밀도가 낮아 침대·쇼파·문턱에 부딪치는 소소한 일상적인 충격도 견디지 못하고 골절로 부러진다.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처럼 골다공증도 장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겨울철에는 길을 걷다가 미끄러져 낙상으로 뼈가 부러지기 쉽다. 안동병원 내분비내과 문성수 교수에게서 방치하면 위험한 골다공증에 대해 짚어본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도 골절되기 전까지 치료할 필요가 없다

X 위험한 생각이다. 골다공증 골절로 한번 부러진 뼈는 또 부러지는 재골절 위험이 최대 10배 높아진다. 그런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대개 골절로 뼈가 부러진 다음에야 뒤늦게 골다공증을 알게 된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기도 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골다공증은 골절로 뼈가 부러지기 전에 골밀도를 높여 골절 위험을 줄여주는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일종의 골절 예방을 위한 선제적 조치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생명에 치명적인 골절인 고관절·척추 골절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고령에서 대퇴골(엉덩이뼈)의 골절 1년 후 사망률은 3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골절로 부러진 뼈가 붙을 때까지 3개월가량 침대에 누워 지내면서 근육이 빠르게 사라진다. 결국 평소 건강했던 사람도 대퇴골 골절로 전신이 쇠약해진다. 뼈는 얼마나 약해졌는지 스스로 체감하기 어렵다. 골절로 부러진 다음에는 아무리 잘 대처해도 늦다.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반복될 수 있어 예후를 더욱 악화시킨다.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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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2. 골다공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O 사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골다공증 환자의 94%가 여성이다. 5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남성 7.5%, 여성 37.3%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므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여성은 폐경 이후 뼈 건강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며 10년 내 뼈가 급격히 약해지는 ‘폐경 후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여성 인구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50대 이후 10년마다 2배씩 증가해 50대 15.4%에서 70대 이상에 이르면 68.5%로 4배 이상 증가한다. 최근엔 출산과 모유수유, 다이어트로 인한 심한 체중 감소로 젊은 층에서도 골밀도 저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적으나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골다공증 고위험군인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만 54·66세 여성을 대상으로 뼈의 밀도, 강도를 확인하고 골다공증 위험도를 살피기 위해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제공한다. 내년엔 여성 생애주기를 고려해 골밀도 검사 대상을 60세 여성까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뼈는 얼마나 약한 상태인지 자각하기 어려운 만큼 스스로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골밀도 검사를 챙기는 것이 좋다.

Check 3. 골다공증 약을 먹은 후에는 무조건 1시간 이상 서 있어야 한다

X 약에 따라 다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반드시 공복에 충분한 물과 함께 먹고 먹은 후 1시간 이상 눕지 말고 서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최근엔 이런 불편을 개선해 복약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골다공증 치료제가 나왔다. 식사와 상관없이 매일 약을 먹으면서 골다공증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주 1회, 월 1회, 3·6·12개월마다 투약하는 약도 있다. 예컨대 약 복용을 자주 잊는다면 6개월에 1번씩 병원을 찾아 주사하는 약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주사제 치료는 경구 약보다 강력한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인다. 골다공증 치료제를 결정할 때 담당 의료진과 세밀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골다공증 치료제는 복용 순응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골밀도가 떨어진다. 

Check 4. 골밀도가 높아져도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O 그렇다. 골다공증 치료는 꾸준하고 장기적인 치료로 정상 골밀도를 유지해 골절 위험을 낮추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골밀도가 떨어져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당뇨병처럼 약물치료로 정상 수준의 혈압·혈당을 유지해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의 골다공증 치료는 목표 지향적 치료가 강조되는 추세다. 환자에 따라 골밀도 수치인 T점수가 -2.0 또는 -1.5 등 실질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해 목표 달성을 강조한다.

특히 약물치료로 골밀도가 높아졌더라도 한 번 진단받은 환자는 골절 위험이 높은 골다공증 환자로 진단이 유지된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대한골대사학회 등 주요 학회에서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 번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치료 후 추적 골밀도 검사 결과 수치가 진단 기준인 -2.5보다 높게 개선되더라도 임상적으로 골다공증 상태로 분류하도록 권고한다.

보건복지부 역시 골다공증 관리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주요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 적용 기간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골다공증 약물 치료 후 추적검사에서 골밀도 검사 결과값이 -2.5를 초과하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없었지만, 이제 치료 후 골밀도 측정 값이 -2.5 초과 -2.0 이하에 해당하면 최대 2년 간 더 급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추적검사에서 -2.5 이하인 경우라면 기존과 같이 계속해서 건강보험 급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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