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병원] 〈156〉 로봇 수술기 활용한 무허혈 부분절제술 가능한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최근 신장암 1기를 진단받았습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악성 종양을 일찍 발견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병원에선 별도의 항암 치료 없이 바로 수술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치료 예후가 좋은 수술법이 뭔지 자세히 알고 싶어요.
의사의 한 마디: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
신장암 치료는 병기,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동반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해 결정됩니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기 때문에 수술적 절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어요. 조기 진단 후 적절한 수술을 시행할 경우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로 나뉩니다. 전절제술은 암이 발생한 신장을 전체 절제하는 방식입니다. 한쪽 신장은 기능을 상실하게 되죠. 수술 직후 반대편 신장이 기능을 보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부하로 인해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만성신부전,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등 이차적 합병증 위험이 증가합니다. 일부 환자는 투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어요.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약 20%는 투석 치료가 필요한 단계까지 진행합니다. 신기능 저하 상태에선 향후 암 재발이나 다른 중증 질환 발생 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근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부분절제술이 주로 권장됩니다. 부분절제술은 암 조직만을 제거하고 건강한 신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입니다. 전절제술과 유사한 완치율을 보이면서 신기능 유지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내 신장암 수술의 약 70%가 부분절제술로 시행되고 있어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신기능 감소는 대개 5~2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과거에는 암 조직을 최대한 넓게 절제하는 것이 수술의 원칙이었어요. 현재는 환자 삶의 질과 신체 기능 보존을 함께 고려하는 치료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장암은 부분 절제 후 단기간에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요.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부분절제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기를 활용한 고난도 수술법인 ‘무허혈 부분절제술’도 시행되고 있어요. 신장은 혈류량이 많은 장기입니다. 수술 시 출혈 위험이 크기 때문에 통상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한 상태(허혈 상태)에서 종양을 절제하는 방식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신기능 보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요. 수술 시간 단축과 허혈 시간 최소화가 중요한 수술 성공 요소로 꼽힙니다.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신장의 혈류를 차단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기술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 요구되는 수술법이지만, 최근 로봇 수술 기술이 발전해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이 수술은 신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