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심장 리듬, 순간 나타났다 사라져
돌연사 90%는 부정맥이 원인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 등으로 모니터링 필요
심장은 인체 혈액 순환의 시작이다. 심장은 1분에 60~100회의 빠르기로 규칙적으로 뛰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한다. 만약 부정맥으로 심장 리듬이 불규칙해지면 심장 내 혈류, 압력 등에 변화가 생기면서 심장 밖으로 혈액을 힘차게 밀어내지 못한다. 심장 본연의 펌프 기능이 불안정해지면서 뇌·간·위 등 주요 기관으로 공급하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또 혈액이 끈끈하게 뭉쳐 덩어리를 이루면서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뇌졸중 환자의 20%는 심장 리듬이 불안정한 부정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요즘 같이 폭염으로 더울 땐 중심 체온을 낮추기 위해 심장이 빠르게 박동하면서 무리하기 쉽다. 폭염 환경에서는 교감 신경 활성화, 심박동수 증가, 뇌혈류량 감소 등으로 심뇌혈관 질환에 따른 입원이 증가한다. 심장 리듬이 불규칙한 부정맥은 예측 가능성이 낮다. 언제, 어떻게 부정맥으로 심장이 멈추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지 알기 어렵다. 부정맥으로 심장이 멈추는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로 악화할 수 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국내 심정지 생존율은 3%에 불과하다. 돌연사의 90%는 부정맥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혈압·혈당처럼 심장 리듬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다. 심장 리듬을 분석해 부정맥을 감별하는 심전도 검사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건강검진에서 심전도가 정상이면 부정맥 위험이 없다
X 완전히 안심하긴 어렵다. 부정맥은 심장 리듬에 문제가 생긴 그 순간 심전도를 측정해야 확인이 가능하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문제가 되는 불규칙한 심장 리듬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부정맥 진단이 까다로운 이유다. 건강검진으로 잠깐 심전도를 측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정맥이 있어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심전도가 정상으로 나온 것은 검사 당시 그 시점에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하는지 심전도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다.
Check 2. 심전도는 집에서도 측정 가능하다
O 그렇다.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살피는 심전도는 스마트 워치,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 등을 활용해 혈압·혈당처럼 병의원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심장 리듬이 불안정해 생기는 부정맥은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해 자주 측정할수록 발견에 도움된다. 다만 정확도는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병의원 등에서 시행하는 심전도는 12리드 표준 심전도 검사다. 안정 상태에서 눕거나 앉은 자세로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12개 방향에서 측정한다. 심전도 검사 결과는 리드 수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다. 스마트 워치는 1리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 양 팔과 다리에 대는 방식의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는 6리드 검사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의료진의 처방을 받아 하루이틀 정도 연속해서 심전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Check 3. 심장 박동 속도가 빠르거나 느릴 때만 부정맥이다
X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거나 혹은 느리게 뛰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하는 것은 맞다. 대부분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심할 때 심전도 검사를 고려한다. 그런데 ▶난생 처음 느낄 정도의 강도로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거나 ▶숨을 쉬기 어렵고 가슴이 답답할 때 ▶머리가 어지러울 때도 부정맥으로 심장 리듬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 부정맥으로 인해 뇌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심장이 움직이지 않는 짧은 순간에 의식을 잃고 실신하기도 한다.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가슴 통증, 전신 피로감, 호흡곤란 등 부정맥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심전도,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짧은 시간 이뤄지는 병원 심전도 검사에서 증상이 재현되지 않는다면 가정용 심전도 측정기 등을 활용해 집에서 심전도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대안이다. 심전도를 꾸준히 측정해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의료진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Check 4. 심전도는 자주 측정해도 몸에 부담이 없다
O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분석해 심장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는 검사다. 심장의 전기적 활동은 심장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하는데 필요한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심전도는 피부에 전극을 접촉해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해 파형을 모눈종이에 그리면서 기록하는 검사다. 이를 통해 심장 박동의 규칙성, 심장 근육 상태 등을 살핀다. 비침습적이면서 통증이 없고 몸에 미세전류가 흐르지도 않아 여러 번 반복 측정할 수 있다. 특히 부정맥 진단에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