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치료 동시에 이뤄지는 테라노스틱스 기술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기술로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암세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진단과 이를 없애는 항암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법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특정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화학물질을 결합한 방사성 의약품인 방사성 리간드(Radioligand Therapy·RLT)다. 테라노스틱스 기술로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 없애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한다. 또 치료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다. 국내에도 전립샘암,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에 RLT가 도입됐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에게 맞춤형 암 치료를 위한 RLT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RLT는 정밀한 항암 치료 요법이다
O 그렇다. 그래서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한다. RLT는 개별 환자의 종양을 정확하게 보고 정밀하게 치료하는 테라노스틱스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영상 검사를 통해 암세포에 있는 특정 단백질이 충분히 발현된 환자를 선별해 발현 단백질에 결합하는 방사성 리간드를 주입해 암세포를 표적 사멸한다. 전립샘암 환자는 전립샘특이막항원(PSMA) 단백질이 암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된다. RLT 치료를 위해 PSMA PET/CT 검사로 PSMA를 발현하는 암세포 위치, 발현 강도 등을 확인한 다음 PSMA가 과발현된 환자에게 PSMA를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를 투여한다. 진단·치료가 하나의 연속 과정으로 연결돼 있어 항암 치료의 정밀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Check 2. 모든 암 치료에 RLT를 사용할 수 있다
X 미래에는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RLT는 특정 바이오마커가 존재하는 암에만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난치성 폐암·유방암·췌장암 등에서 RLT 치료를 적용하기 위한 전임상, 초기 임상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향후 다양한 암종에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국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RLT는 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샘암(mCRPC)의 경우 ‘플루빅토’가,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양성인 위장·췌장 신경내분비종양(GEP-NET)의 경우 ‘루타테라’가 있다. 국내 일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사용 가능하다. 루타테라는 진행·전이성 위장관 신경내분비 종양에는 3차 이상,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에는 4차 이상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등재돼 있지만, PSMA 표적 RLT인 플루빅토는 비급여로 환자 개인이 치료비를 부담한다. 향후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중요한 과제다.

Check 3. 방사성 의약품이라 피폭에 따른 부작용이 심하다
X 아니다. RLT는 표적이 되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전달해 기존 항암 치료보다 오히려 부작용이 적다. 특히 방사선을 운반하는 리간드 역시 극미량만 이용돼 약물 분자와 연관된 부작용도 경미한 편이다. 이런 점이 정밀 치료 기전이 적용된 RLT의 장점이다. 방사성 의약품 투여 후 피폭 저하를 위한 안내 사항 등을 잘 지킨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다.
Check 4. RLT 치료 후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O 그렇다. RLT는 주로 신장(콩팥)을 통해 방사성 물질이 배설된다. 가능한 물을 충분히 마셔 자주 배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RLT 치료 후에는 대략 2~3일 정도는 가족 등 가까운 사람과 일정 거리를 두고 지내는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한다. 수건·화장실도 별도로 쓴다.
Check 5. 예약한 치료 일정을 미루면 절대로 안 된다
Δ 가급적 예약된 치료 일정을 지키는 것이 좋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는 RLT는 유통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생산, 배송, 투여가 이뤄져야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를 고려하면 생산 후 6~7일 이내 투여돼야 한다. RLT는 해외 특수시설에서 복잡한 생산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만약 치료를 미루면 새로운 약제를 다시 주문해 만들어야 한다. 치료 일정 역시 크게 지연될 수 있다. 다만,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내외과적 질환이 발병해 RLT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해 일정 변경 및 RLT 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