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하면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 가능

60대 A씨는 봄 나들이를 갔다가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벚꽃이 핀 길을 천천히 걷기 시작한지 30분도 안 돼 무릎 안쪽이 욱신거리듯 아팠다. 무릎이 아프니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벤치에만 앉아 있다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며칠을 쉬어도 무릎에서 열감이 느껴지고, 붓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계속됐다.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A씨는 퇴행성 관절염 중기로 진단받고 비수술적 치료를 받았다.

봄꽃이 만개하는 봄은 외부 활동이 늘면서 무릎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뼈와 뼈가 맞닿으면서 극심한 통증에 관절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은 안쪽 연골부터 먼저 손상된다. 무릎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면서 걷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활동조차 부담이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에는 한쪽 무릎 안쪽만 아프다가 점차 양쪽으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 말기까지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아프고, 다리가 O자로 변행된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중기 이상부터는 연골 회복이 어렵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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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봄나들이 등으로 장시간 걷고 난 후에 무릎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관절이 붓는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몸이 피로해서가 아닌 관절 내 염증성 변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반복적으로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활동은 손상된 연골에 미세 자극이 누적돼 관절 내 윤활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관절 내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으로 무릎이 붓고 물이 차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 관절 내 윤활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관절 삼출 현상으로 퇴행성 관절염 중기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허 원장은 “꽃놀이 같은 외출을 다녀온 뒤에도 무릎이 붓고 열이 나거나, 걷기만 해도 시큰거리는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이 발생하면 우선 관절 초음파, X선 검사 등을 통해 관절 내 삼출 여부, 연골 손상 정도 등을 확인한다. 만약 삼출액이 과도하게 고여 무릎이 심하게 붓고 열이 나는 경우에는 주사기를 이용해 고인 체액을 직접 제거한다. 또 소염제나 히알루론산 주사 등으로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에는 약물치료, 물리 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접근이 병행된다.

다만 퇴행성 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호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무릎의 정렬을 바로잡는 절골술, 관절 손상이 심하면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허 원장 “‘괜찮겠지’ 하며 지나쳤던 통증이 계절마다 반복되면서 연골 손상을 누적시키고, 결국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말기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꽃은 매년 피지만, 무릎은 스스로 낫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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