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 관절염 바로 알기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엔 관절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질환이 '류머티즘 관절염'이다. 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은영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은 단순한 관절 통증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라며 "고령층에 주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전 연령에 걸쳐 발생한다"고 말했다.
1. 내 몸을 공격하는 ‘오작동 면역체계’
류머티즘 관절염은 몸의 면역체계가 실수로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하는 병이다. 정상적으로는 외부 침입자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가 오히려 관절 활막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연골 손상과 뼈 침식, 심한 경우 관절 파괴까지 부른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3~5배 많이 발생한다. 이 교수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가능하니 초기 증상을 알아두고 주의하는게 좋다"고 강조했다.
2. 아침 경직 등 증상 서서히 진행
초기에는 피로감·식욕부진, 전신 쇠약 등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경험한다. 이후에는 관절 부위에 부기·통증이 동반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해져 1시간 이상 움직이기 어려운 ‘아침 경직’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이 양쪽에서 대칭적으로 아프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3. 진단은 객관적 점수로 확인
이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은 단순히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객관적인 진단 기준이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관절 침범의 양상, 혈액 검사 결과(류머티즘 인자와 항CCP 항체), 급성기 반응 물질(ESR, CRP) 수치, 증상의 지속 기간 등을 종합해 점수를 매긴다. 4가지 항목을 꼼꼼히 평가한 결과 총점이 6점 이상이면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한다.
4. 약물·비약물 치료 조화
류머티즘 관절염은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치료를 하면 관절 파괴·통증을 최소화하는 길이 열려 있다. 약물치료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와 스테로이드는 단기적으로 염증·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항류머티즘 약제(DMARDs)는 면역세포를 조절해 질환 진행을 늦춘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합성 표적치료제도 함께 사용된다. 개개인의 증상에 맞춘 치료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급성기에는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곧 치료다.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는 가벼운 걷기, 수영, 수중 에어로빅 등 규칙적인 운동과 물리 치료를 병행한다
5. 심장·폐 합병증 관리가 관건
류머티즘 관절염은 전신 염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동맥경화, 협심증)이나 폐 질환(간질성 폐 질환)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 교수는 “만성 염증이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한다"며 "처음에는 몸이 무겁고 통증이 찾아와 걱정되지만 증상과 진단 기준을 잘 이해하고 꾸준히 치료받으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