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대 궁금증] 현명한 당 섭취

단맛을 내는 당분은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하는 건강의 적으로 여겨집니다. 설탕·초콜릿처럼 단맛을 내는 음식은 피해야 할 대상으로 오해받지만 과일에 포함된 당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당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탄수화물의 일부입니다. 단맛에 대한 편견을 짚고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당은 몸의 세포들이 에너지를 얻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자원입니다. 특히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하지만 뇌는 포도당을 저장할 수 있는 구조가 없습니다. 혈당이 떨어지면 곧바로 당 섭취를 지시합니다. 뇌를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당 섭취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단순당은 빠른 에너지 공급에 효과적
당은 단순히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기분을 개선하는 역할도 합니다. 당이 몸에 들어오면 뇌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단맛이 포함된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나아지고, 반대로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면 무기력하고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죠.
당은 흡수 속도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눕니다. 단순당은 설탕·꿀·과일·흰쌀·흰 빵 같은 식품에 포함돼 있습니다. 몸에서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전환됩니다. 반면 복합당은 현미·고구마처럼 에너지로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나 혈당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단순당은 쉽게 피로를 해소하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 효과적인데요, 예를 들어 저혈당으로 어지럼증을 느낄 때 초콜릿 한 조각이나 꿀물을 먹으면 금세 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복합당은 에너지가 천천히 방출되므로 식후 혈당 변동을 줄이고 인슐린 분비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복합당은 유익한 섬유질 제공
단순당과 복합당을 좋은 당이나 나쁜 당으로 구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설탕이든 과일이든 몸속에서 흡수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과일이나 고구마가 건강에 좋은 이유는 당 이외에도 비타민과 섬유질 같은 유익한 영양소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당의 종류보다 섭취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콜릿이나 탄산음료처럼 단맛이 강한 식품이 해롭다는 평가는 대부분 과도한 섭취로 인한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2000칼로리 기준으로 첨가당 섭취를 50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시중에 판매되는 오렌지 주스 한 병(250mL)에는 약 29g의 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각설탕 10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루 두 병만 마셔도 첨가당 권장량을 초과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의 가공식품 소비가 많아서 문제입니다. 이들의 당 섭취가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건강한 단맛 섭취하려면
1. 요리에 천연 재료 활용
설탕 대신 자연 재료에서 나오는 단맛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양파를 익히면 매운맛 성분이 단맛으로 변환되는데 이를 활용해 설탕 대용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 케첩 대신 익힌 토마토로 만든 페이스트를 쓰거나 드레싱을 뿌리는 대신 찍어 먹는 방식으로 단맛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2. 영양 성분표 확인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는 제품 포장에 적힌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특히 ‘설탕 무첨가’라는 문구는 설탕만 추가하지 않았을 뿐 다른 형태의 첨가당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무가당이나 무첨가당 표시는 당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과일 섭취량 조절
과일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과도한 당 섭취로 이어집니다. 과일의 당도는 브릭스(Brix) 단위로 측정되는데, 포도(15), 키위(14), 망고(11) 등의 평균치를 보면 포도 100g을 먹는 것은 각설탕 6개를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