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병원]〈157〉 임신 위험 요소 파악부터 대응까지 가능한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30대 초반 미혼 여성입니다. 아직 결혼이나 임신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습니다. 최근 정부의 가임력 검사비 지원이 미혼 여성까지 확대됐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를 고려 중이에요. 가임력 검사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서 받을 수 있고 어떤 점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의사의 한 마디:
부산 마리아병원 한시은 진료부장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난자의 수가 점차 감소합니다. 35세를 기점으로 가임력이 급격히 떨어지죠. 특히 40세 이후에는 자연임신 가능성이 5% 정도에 불과합니다. 향후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30대 초반 여성이라면 지금부터 가임력을 점검하고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정부는 ‘가임력 검사비 지원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건강한 임신을 지원하고 임신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서죠. 올해부터는 20~49세 미혼 여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 사업을 통해 여성은 부인과 초음파 검사와 함께 난소 예비 능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난소기능검사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난소기능검사는 체혈을 통해 AMH(항뮬러관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검사는 생리 주기와 관계없이 시행 가능합니다. 특별한 준비 없이 간단한 채혈만으로 이뤄집니다. AMH 수치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예비 난자)의 양을 반영합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예비 난자의 수가 많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일반적으로 30대 초반 여성의 경우 AMH 수치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난자의 ‘수’만을 나타낼 뿐 ‘질’을 평가하는 지표는 아닙니다. AMH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임신이 잘 되는 게 아녜요. 검사 결과는 전문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일반 산부인과나 보건소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처음부터 난임 전문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난임 전문의는 보다 정밀한 진료와 개인별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30대 중반 이후로 임신을 고려하고 있다면 난자 냉동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난자 냉동 시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유리화 동결 방법을 통해 난자 해동 시 90% 이상의 생존력을 확인하는 등 관련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가임력을 확인해두는 것만으로도 향후 선택의 폭은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가까운 난임 전문병원을 방문해 미리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