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팀

지중해·고품질 식단이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2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허석재 박사, 윤지은 학생 연구팀은 UK Biobank의 13만 명 자료를 분석해 식이와 치매 발생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 건강 및 노화 저널(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에 실렸다.
치매는 진행성 인지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2050년엔 2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조기 예방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영양, 신체 활동, 수면, 사회적 교류와 같은 생활습관 요소가 치매 발생 위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식이 패턴과 뇌 건강 간의 관련성을 주목하며 식이 중재를 통한 치매 예방 가능성에 주목한다.
연구팀은 UK Biobank에 등록된 13만1209명을 13.5년 추적 검사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중해식 식이(MEDAS)와 마인드(MIND) 식이, 권장 식품 점수(RFS), 대체 건강 식이지수(AHEI), 염증식이지수(EDII)와 같은 식이 패턴과 치매 발생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각각의 식이 패턴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에 대한 점수를 사분위수로 나눠 카플란-마이어 누적 발병 분석을 진행했다.
MEDAS, MIND 식이, RFS, AHEI는 모두 채소, 과일, 통곡물, 견과류, 생선 등 식물성 위주의 건강한 지방 섭취와 항염증,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영양소로 구성된 식이 패턴이다. 반면 EDII는 포화지방과 정제 탄수화물 등으로 구성된 식이 패턴을 뜻한다. 분석 결과, MEDAS와 MIND 식이에 대해 높은 순응도를 보인 그룹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전반적인 식이 질이 높은 RFS, AHEI 그룹에서도 발병 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보호 효과가 관찰됐다.

MEDAS 식이 그룹에서 순응도가 가장 높은 사분위수 Q4는 Q1 대비 치매 위험이 최대 21% 낮았다. MIND 식이 그룹에서도 Q4에서 치매 발병이 Q1 대비 27% 감소했다. RFS가 높은 Q4에서는 최대 28%가 낮았다. AHEI의 Q4에서도 Q1 대비 최대 23% 치매 발병 위험을 낮췄다.
반면 염증 유발 위험이 높은 EDII 식이 그룹의 경우 Q4에서 치매 위험이 Q1 대비 최대 30%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경도인지장애(MCI) 발생 위험도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건강한 식이 패턴이 치매 진행 전 단계에서도 중요한 예방 효과를 보였다.
또한 5년 미만, 5~10년, 10년 이상으로 나눠 추적 기간에 따른 식이 패턴과 치매 발병 위험을 분석했더니, 5년 미만과 5~10년 구간에서는 MEDAS와 MIND 식이, RFS, AHEI 그룹 모두에서 치매 위험 감소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EDII 식이 그룹은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10년 이상 구간에선 MEDAS와 EDII 그룹만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보였다.
이지원 교수는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분석을 통해 식이 지표와 인지 건강 간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데 지중해식과 같은 고품질의 영양 식단이 도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