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 허혈 발작일 가능성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출근 준비 도중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이어 말이 어눌해졌고 아내의 “괜찮냐”는 물음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몇 분 뒤 증상은 사라졌고 김씨는 이를 단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현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가족들은 달랐다. 혹시 몰라 김씨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고 의사로부터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미니 뇌졸중이라 불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TIA)은 일시적으로 혈류가 차단됐다가 다시 회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은 나타나지만, 뇌 손상이 발생하기 전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았던 혈전이 자연스럽게 녹거나 주변 혈관이 혈류를 보완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이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주로 죽상경화증이나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이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흡연을 하거나 비만, 고령일 때도다.

일과성 허혈 발작이 생기면 ▶한쪽 팔·다리 마비 또는 저림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제대로 말하기 어려움 ▶타인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움 ▶한쪽으로 자꾸 넘어짐 ▶시야 결손 또는 복시 ▶어지러움 등 뇌졸중과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대부분 수 분에서 1시간 이내 증상이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뇌 혈류 공급에 이상이 생겼다는 중요한 경고 신호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실제 뇌졸중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실제 앞선 연구들에 따르면, 일과성 허혈 발작 후 3개월 이내에 약 17~20%의 환자가 뇌졸중을 경험한다.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약 80%는 예방이 가능하다. 치료로는 약물 또는 혈관조영술, 외과적 수술 등을 하게 된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 과장은 “평상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일시적인 어지럼증이나 언어장애 등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장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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