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마친 환자 4만3000여 명 대상 약 4.7년간 추적 관찰

유방암 환자의 심장 건강을 위해선 꾸준한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체중이 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반대로 체중이 줄면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정원영 펜실베니아대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에 따른 심혈관 질환과 심부전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와 ‘미국의사협회종양지’ 최근호에 각각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약 4만3000명을 약 4.7년(평균)간 추적 관찰했다. 진단 전후 체중 변화량에 따라 ▶10% 이상 대폭 감소군 ▶5~10% 중등도 감소군 ▶5% 내 유지군 ▶5~10% 이상 중등도 증가군 ▶10% 이상 대폭 증가군으로 나눴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 중 약 11%는 진단 전보다 5~10%의 중등도 체중 증가를 경험했다. 약 4%는 10% 이상의 심한 체중 증가를 겪었다. 유방암 환자는 타목시펜(Tamoxifen)과 같은 항호르몬 치료를 받고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상당수가 체중 증가를 경험한다고 알려진다.

연구결과 유방암 진단 전보다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환자는 5% 이내로 체중을 유지했던 환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66% 높아졌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각각 83%까지 증가했다. 심부전의 경우 유방암 환자의 체중이 5~10% 늘어나면 59% 증가했고, 10% 이상 늘어나면 발생 위험이 85%나 높아졌다.

비만과 체중 증가의 영향은 특히 50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진단 전후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상태였던 5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는 비만하지 않은 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3.58배(258%) 높았다.

연구에 참여한 정원영 박사(펜실베니아대 심장종양학 프로그램 박사 후 연구원)는 “유방암은 40~50대에 호발해 항암·호르몬 치료 등으로 치료 중후 폐경기 변화를 겪고 체중이 느는 경우가 많다”며 “유방암 재발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측면에서 체중 관리가 중요함을 규명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신동욱 교수는 “식사 조절과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활습관만으로 체중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GLP-1 유사체 등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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