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핵심 정보 5가지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는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몇 주 전부터 혀 옆부분에 궤양이 생겨 입안이 따끔거렸다. 구내염이겠거니 하고 연고만 바르며 버텼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구강암 진단을 받았다. 흔한 입병이 암이라니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입안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3주 넘게 아물지 않는 궤양, 반복되는 통증과 피는 경고 신호다. 구강암은 자각 증상이 적고 치주질환, 구내염과 혼동하기 쉽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임영창 교수는 “조기 발견만 해도 치료 성공률은 크게 올라간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하면 반드시 정기적으로 구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창 교수에게 구강암 핵심 정보 5가지를 듣는다.

 1. 흡연·음주 시 발생 위험 15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구강암 환자는 2014~2018년 사이 남성은  33%, 여성은 23%가량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구강암은 전체 암의 1.6%로, 총 4064건이 발생했다. 암 증가의 주요 원인은 생활습관이다. 특히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면 구강암 발생 위험이 약 10배 높아진다. 흡연과 음주를 함께 하면 위험은 15배까지 뛴다. 최근에는 여성 흡연·음주 인구가 늘면서 남녀 환자 비율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다.

 2. 음식 삼킬 때 통증, 턱밑 혹 만져지면 의심

구강암은 입안 어디서나 생길 수 있는데 혀, 잇몸, 볼 점막에 자주 발생한다. 3주 이상 지속되는 궤양, 출혈을 동반한 백색 또는 붉은 반점 ,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턱밑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엔 의심해야 한다. 임 교수는 “구강암은 유전보다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며 “초기에는 통증이 없어 구내염으로 오인하기 쉬우므로 지속되면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 식도·폐 중복 암 가능성도

구강암은 병변이 눈에 띄는 경우도 있지만 깊은 부위이면 이비인후과 내시경과 영상검사(CT·MRI·PET)가 필요하다. 의심 부위는 국소마취 후 일부 조직을 떼어내는 생검으로 확진한다. 특히 흡연자가 구강암으로 진단되면 식도·폐 등 다른 장기의 중복 암 가능성도 있다. 위내시경 등 전신 검사가 필요하다.

4. 수술이 기본, 얼굴 뼈 재건 활발

구강암 치료는 병기, 전신 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이 우선이다. 조기 구강암은 완치율이 80%이나 진행암이면 30%로  떨어진다. 진행된 구강암이면 보통 수술 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구강 구조는 말하고 먹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수술 시 턱뼈, 얼굴 뼈를 절제해야 할 경우 외형과 기능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밀 재건 수술을 함께 한다. 최근에는 3D 프린팅과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해 환자의 얼굴 뼈와 치아를 정밀 재현하는 맞춤형 수술이 활발하다.

5. 오래된 보철물 만성 자극 피해야

구강암 예방은 금연과 절주, 정기적인 구강 검진이 핵심이다.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건 기본이다. 틀니나 오래된 보철물로 인한 만성 자극, 딱딱하거나 뜨거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A·C·E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과일 섭취, 자외선 및 방사선 차단도 도움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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