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량 급격하게 줄고 구토하면 의심

직장인 김모(38)씨는 최근 직장 동료와 과음한 뒤 다음 날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핍뇨 증상을 겪었다. 의식이 흐려지는가 하면 오심, 구토 증상도 나타났다. 급하게 응급실을 찾은 김씨는 검사를 통해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심한 요독(신장 기능 저하로 소변으로 배설돼야 할 노폐물이 혈액 속에 축적돼 일어나는 독성) 증상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나서야 회복할 수 있었다.

급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수 시간, 수일 내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급성 신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은 하루 소변량이 400cc 미만으로 감소하는 핍뇨를 겪는다. 이 외에 오심, 구토, 식욕 부진, 부종, 혈압 상승, 호흡곤란, 손 떨림, 의식 혼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혼수상태도 야기된다.  

원인은 크게 신전성·신성·신후성 세 가지다. 신전성은 신장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면서 발생한다. 구토, 설사, 발열로 인한 탈수가 흔한 원인이다. 신성은 사구체·간질 질환 등 신장 질환으로 야기되곤 한다. 마지막 신후성은 요로 결석이나 종양 등으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유발된다.

급성 신부전을 진단하려면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과 요소질소 등 요독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청 크레아티닌이 7일 이내에 기준치의 약 50% 이상 증가하거나 48시간 이내에 0.3mg/dL 이상 증가한 경우면 급성 신부전으로 진단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뿐 아니라 소변검사,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신장 조직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치료를 통해서는 원인을 교정하고 추가적인 손상을 막는 게 핵심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수분 조절, 전해질 균형 유지, 적절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만약 요독이나 폐부종 등이 심하다면 혈액 투석 치료가 이뤄질 수도 있다. 회복기에는 소변량이 갑자기 증가해 탈수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김진국 교수는 “급성 신부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도록 한다”며 “조기 발견 시 투석 치료 없이 회복할 수 있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거나 폐부종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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