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병원] 〈141〉적정 시기 진단과 치료 이어갈 수 있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딸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가는 편이에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더니 진성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인이 무엇이고,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의사의 한 마디: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남효경 교수

성조숙증은 2차 성징, 즉 사춘기가 병적으로 빨리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잠자고 있던 뇌하수체 호르몬 축이 활성화합니다. 이 축의 이른 활성이 원인인 경우를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13세, 남아는 만 9~14세 사이에 사춘기가 시작됩니다. 키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지나치게 빠르고, 만 8세 이전 여아 가슴에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만 9세 이전 남아의 고환이 커지는 증상 등이 보인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소아 비만, 내분비계 교란 물질 같은 환경적 요인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과다 섭취해 발생하는 소아 비만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어요. 플라스틱 제품과 같은 환경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줍니다. 부모의 성장 이력을 꼭 확인해봐야 해요. 아빠, 엄마 혹은 다른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사춘기가 남들보다 빨랐다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성조숙증은 문진과 신체검사, 골(骨) 연령검사, 성호르몬 수치검사를 통해 진단됩니다. 진성 성조숙증은 호르몬 주사(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가 주된 치료 방법입니다. 호르몬 주사제는 4주 간격, 12~13주 간격, 6개월 간격 주사가 있어요. 치료 기간은 2~3년 정도 걸립니다. 이를 통해 또래와 비슷하게 사춘기 시기를 맞춰 정상적인 성장을 돕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는 것을 조절해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지는 손실을 막습니다.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 이른 사춘기거나 느리게 진행되는 진성 성조숙증에서는 해당 치료가 불필요합니다. 성조숙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해요. 진성 성조숙증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가능한 한 일찍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정리=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 평소 궁금했던 질환이 있거나 구체적인 치료법을 알고 싶을 때 메일(shin.youngkyung@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이럴 땐 이 병원’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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