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위암 고위험국인데, 조기 위암 놓치면 어쩌나…전이성이면 폐암보다 예후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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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위암 체크포인트 5

한국은 위암 고위험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27명으로 몽골·일본에 이어 전 세계 3위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이 높아 만성적 위염에 시달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높은 위암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한다. 국내 5년 생존율 6.6%인 전이성 위암에 대해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에게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같은 전이성 단계라면 국내 암 사망자수 1위 폐암보다 위암이 더 예후가 불량하다

O 그렇다. 위암은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원격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받았을 경우 5년 생존율이 6.6%로 암 사망률 1위인 폐암(12.1%)보다 낮다. 원격 전이 단계에서 모든 암의 5년 생존율 평균인 26%와 비교해서도 차이를 보인다. 원격 전이 단계의 전이성 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국내 10대 암인 췌장암(2.6%), 간암(3.1%), 담낭 및 기타 담도암(3.2%)에 이어 4번째로 낮다. 물론 위암은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하면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대처가 가능하다. 조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97.4%다. 그래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전이성 위암의 치명성이 더 큰 편이다. 전이성 폐암의 경우엔 표적·면역 항암제 등 다양한 항암 치료법이 허가되고 건강보험 급여를 지원받으면서 5년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반면 전이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2011년 5.8%에서 2021년 6.6%로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Check 2. 속이 쓰리거나 배가 심하게 아파야 위암이다

X 조기 위암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래서 위 점막 상태를 직접 살피는 위내시경 등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한다. 위암은 암이 진행되더라도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소화불량,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상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특이적이다. 증상이 비슷한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다른 소화기 질환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특히 위 내시경 검사 등을 소홀히 하다가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놓치면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진 전이성 위암 단계에서 진단받을 수 있다. 영국 등에서는 위 내시경 검사 등으로 조기 위암 발견에 실패한 환자의 70%는 암세포가 원격 전이된 전이성 위암이라는 보고도 있다. 참고로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은 국가암검진에서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남녀 모두 2년마다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Check 3. 전이성 위암에서는 HER2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1차 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다


O 그렇다. 최근의 전이성 위암 치료 트렌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다. 전이성 위암은 효과적인 1차 치료법이 없어 의료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컸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HER2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전이성 위암의 1차 치료로 우선 권고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HER2 발현과 관계없이 전이성 위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로는 최초로 지난해 12월 HER2 양성인 전이성 위암에서 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해 3월 HER2 음성인 전이성 위암에서도 연달아 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전이성 위암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다. 전이성 위암에서 HER2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가 유일하다. 

Check 4. 전이성 위암이라도 건강보험 급여는 HER2 발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O 같은 전이성 위암이라도 치료 효과와 별개로 국내에서는 전이성 위암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지원되는 범위가 다르다. 핵심은 HER2 발현 여부다. HER2 양성인 전이성 위암의 경우 지난해 말 면역항암제로는 처음으로 키트루다가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HER2 음성인 전이성 위암은 다른 면역항암제(옵디보)가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인 PD-L1 CPS(Combined Positive Score) 수치에 따라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전이성 위암 환자의 40%는 PD-L1 CPS 수치가 5 미만이라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는 “최근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펨브롤리주맙 등 면역항암제가 HER2 양성·음성 전이성 위암에서 기존 표준 치료 대비 우수한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제한적 보험급여 적용 기준으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이성 위암 환자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키트루다는 치료 시급성이 높은 전이성 위암에서 올해 초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한 해가 끝나가는 현 시점에도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Check 5. 전이성 위암에서 PD-L1 발현율이 높아야만 면역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다

X 아니다. 면역항암제의 효과는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크게 발휘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키트루다의 경우 국내에서 HER2 양성인 전이성 위암에서 PD-L1 발현율 지표인 CPS 수치가 1이상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다. 다만 HER2 음성 전이성 위암에서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모든 전이성 위암에서 사용 가능하다. 면역항암제 효과를 확인한 임상 연구도 있다. 전이성 HER2 음성 위암 환자에서 키트루다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기존 표준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특히 아시아인 하위 분석에서는 기존 임상 연구 데이터보다 더 우수한 치료 혜택을 보이는 등 위암 발병률이 높은 국내 위암 환자의 생존율 및 삶의 질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HER2 양성 위암에서도 PD-L1 발현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표준치료 대비 생존 기간을 4개월 이상 연장하고, 사망 위험을 21%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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