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O 그렇다. 원인은 가족 간 감염이다. 백일해는 독감보다 기초감염생산지수가 10배나 높은 호흡기 감염병이다. 아이가 외출 없이 집안에서만 지내더라도 함께 지내는 가족 구성원을 통해 2차적으로 백일해에 감염될 수 있다. 백일해로 확진된 영유아의 86%는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등 밀접 접촉자인 가족 감염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의 백일해 감염과 관련된 가족 내 원인은 부모(52.6%), 조부모/친척(26.3%), 형제/자매(21.1%) 등 순이었다. 백일해는 기침 등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도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이 모두 예방접종을 통해 백일해로부터 영유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는 청소년·성인과 달리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백일해 감염 때문에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백일해는 1세 미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다. 특히 위험한 시기는 생후 3개월 영유아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매년 30만 명의 3개월 미만 영아가 백일해로 사망한다. 영국에서 1998~2009년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백일해로 인한 입원의 93%, 백일해 합병증 사망의 72%는 생후 3개월 미만 영유아였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다.
Chcek 2. 가족 감염을 막으려면 18세 이상 성인만 추가로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면 충분하다
X 아니다. 영유아기에 접종한 백일해 백신의 방어 면역은 10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10세 이상 어린이가 있다면, 어렸을 때 백일해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추가로 Tdap 백신(부스트릭스·아다셀 등) 접종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7~19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일해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영유아의 백일해 주요 감염 원인은 가족이다. 특히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나 조부모 등 친척 외에도 형제·자매를 통해 백일해에 감염되는 경우도 20% 이상 된다. 따라서 아이의 출생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급적 10세 이상 가족 구성원 모두가 예방접종을 통해 백일해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유아와 밀접하게 접촉하기 2주 전까지는 가족 구성원 모두 Tadp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 물론 백일해에 가장 취약한 영유아 역시 생후 2개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백일해 예방 효과가 포함된 혼합백신인 DTap 백신(인판릭스-IPV/Hib·펜탁심·헥사심 등)을 접종해야 한다.
Check 3. 생후 2개월 이전 영유아도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다
O 최근 주목하는 모체 면역 개념이다. 임신 27~36주 사이인 임신 3기 여성이 Tdap 백신을 접종하면 모체를 통해 만들어진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해 수동 면역 형성에 기여한다. 신생아가 태어난 직후부터 첫 기초 백신을 접종하기까지 2개월 동안의 공백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백일해로 확진된 영아 21명 중 18명(85.8%)은 Dtap 백신 접종 전이거나 1회만 접종이 이뤄진 경우였다.
특히 임신 중 Tdap 백신(부스트릭스)을 접종한 경우 신생아 백일해 예방 효과는 69~91%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출산 전 임신 3기 여성인 엄마가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면 백일해 감염에 취약한 신생아 보호에 더 유리해진다는 의미다. 임신부에게 접종 가능하면서 영아 수동 면역 효과를 입증한 Tdap 백신은 부스트릭스가 유일하다. 질병관리청 역시 영유아의 백일해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신 27~36주에 접어든 임신부에게 Tdap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모체를 통해 물려받은 수동 면역의 예방 효과는 장기간 유지되지 않는다. 따라서 생후 2·4·6개월 때 Dtap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Check 4. 1958년 이전 출생자는 백일해 감염에 취약하다
O 그렇다. 국내 백일해 예방 효과가 있는 혼합백신인 DTP(과거 소아용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혼합 백신)가 국내 도입된 시점은 1958년이다. 이 시점 이전 출생자는 대부분 백일해 백신 접종력이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 백일해 감염은 영유아뿐만 아니라 고령층에서도 중증도 위험을 높인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면 백일해 감염으로 질병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고령층은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백일해 백신 접종은 필요하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백일해 백신 등 접종 기록이 불분명하거나 DTP 백신 도입 이전 출생자는 기초 접종 3회를 권한다. 이때 첫 접종은 Tdap 백신으로 접종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일해 예방 백신은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일부 세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 게다가 고령층의 백일해 증상은 무증상부터 경한 기침, 전형적인 양상까지 다양해 다른 호흡기 감염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 합병증으로 실신, 수면 방해, 실금, 늑골 골절, 폐렴이 있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잘 생긴다.
Check 5. 임신부는 백일해 백신 접종이 무료다
X 아니다. 현재 임신부 등에서 백일해 예방 효과가 포함된 Tdap 백신의 예방접종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보건복지부 임신·출산 바우처를 활용해 의료기관·보건소에서 Tdap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신생아 백일해 감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직접 아이와 접촉하면서 돌보는 엄마·아빠다.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의 주요 감염원이 가족인 만큼 백일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철저한 손씻기로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인플루엔자 백신 역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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