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치러지는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올려주는 약'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는 허가받지 않은 위조 의약품이 포함돼 주의가 요구된다. 자칫하면 복용 후 환각 같은 정신병적 상태까지 유발될 수 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수능 전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해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 광고하거나 불법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달 15~25일 집중 점검 결과 적발된 사례만 해도 부당 광고 게시물 83건, 불법 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에 달한다.
특히 이 중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 제품(향정신성의약품)과 암페타민 제품(국내 허가받은 제품 없음)을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ADHD 치료제는 뇌 전두엽 기능 발달의 취약성으로 인해 주의집중력 등 인지 행동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질병'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에서 주의집중력이 더욱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했다. 아울러 "ADHD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이 복용할 경우 경미하게 식욕부진, 심장 박동 수 증가, 두통 등 부작용 증상부터 심한 경우 극도의 불면증, 환각 등 일시적 정신병적 상태까지 유발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다.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도 봇물이다. '집중력 향상'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집중력 높이는 '약' 등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도 잇따른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는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 영양제' '기억력 개선' 같이 허위, 과대광고로 수험생과 학부모를 유혹하는 사례가 많다"며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통해서 수험생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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