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지면서 눈물이 갑작스럽게 흐르는 증상을 겪는 이들이 늘었다. 유루증이라고 불리는 눈물흘림증이다. 눈물샘이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거나 눈물길에 문제가 생겨 눈물 배출이 잘 안 될 때 발생한다. 흔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신생아와 소아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신생아의 약 5~6%는 눈물 배출 경로인 코눈물관이 끝나는 부위가 얇은 막으로 덮인 상태로 태어난다. 이 막이 자연 소실되지 않으면 눈물길이 막혀 선천성 코눈물관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출생 후 한 달 이내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눈물 고임, 눈곱 증상이 계속된다. 선천성 코눈물관폐쇄는 대개 생후 1년 이내에 자연 호전하는 사례가 많다. 눈물주머니 마사지 또는 항생제 점안 약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눈물주머니 마사지는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이상 검지로 눈 안쪽에 위치한 눈물주머니를 눌러줘야 한다. 코 쪽에 딱딱한 뼈 부위가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누른 상태에서 쓸어내리면 눈물점으로 분비물이 역류해 나오는 것을 막으면서 눈물주머니와 코눈물관 내에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분비물이 심하다면 항생제 안연고나 점안액을 사용하면 도움된다.
눈물주머니 마사지나 항생제 점안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생후 6개월 이상 지났는 데도 눈물, 눈곱 증상이 이어진다면 성형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안검내반이나 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진단에 따라 코눈물관 더듬자 검사를 시행한다. 시행 시기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개 생후 8~12개월을 권한다. 환아 상태에 따라 1~2회 시행할 수 있다. 시술 후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시술 시기가 너무 늦었을 땐 전신마취하의 코눈물관 내 실리콘관 삽입술을 고려한다.
눈물길 입구 막혔을 때도 발생
간혹 신생아 땐 증세가 없다가 결막염을 심하게 앓고 난 후 눈물 흘림 증상을 보이는 유·소아가 있다. 이땐 보통 코눈물관폐쇄보다 눈물길 입구인 누소관의 협착·폐쇄일 가능성이 크다. 실리콘관을 삽입해 눈물길을 개통하고 유지해 주는 치료가 요구된다. 최근엔 눈물길 안쪽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초소형 누도 내시경을 활용해 눈물길을 뚫거나 넓힌 후 코눈물관 내 실리콘관을 삽입함으로써 예전보다 정확도와 성공률이 높아졌다.
눈꺼풀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눈썹이 안구를 자극하는 안검내반도 눈물흘림증 원인의 하나다. 안검내반이 발생하면 눈물이 많이 분비돼 눈곱이 자주 끼고 눈을 자주 비빈다. 심한 경우 난시를 유발할 수 있고 지속적인 자극에 따른 각막 상처와 궤양이 발생해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 주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다가 만 4세 이후에 교정 수술을 고려한다. 증상이 심하면 그 이전이라도 수술할 수 있다.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최혜선 전문의는 “눈물흘림증은 신생아부터 노령 환자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고 시기와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며 “신생아와 유아의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가 있으므로 너무 늦지 않도록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눈물주머니 마사지하는 방법
1. 검지로 눈물주머니 부분을 지그시 누른다. 눈물주머니는 눈 안쪽에 있기 때문에 눈 안쪽으로 밀듯이 마사지한다.
2. 눈물주머니 부분을 누를 때 딱딱한 뼈 부위가 느껴질 정도로 압박을 가하며 아래쪽으로 쓸어내린다.3. 하루에 최소 2회 이상 반복해서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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