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진단하기 어려운 담도암을 발견하기 위한 최신 내시경 검사법의 유용성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문종호 교수팀(이윤나·신일상 교수)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발표했다.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연결되는 관으로, 소화를 돕는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매우 가늘고 몸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있어 담도에 발생하는 종양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어려울 때가 많았다.
담도내시경 검사는 직경이 가는 특수 내시경을 담도 내에 삽입해 담관 안쪽을 직접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다양한 담도 질환을 진단하면서 치료에 유용하게 쓰인다. 초기에 보고된 담도내시경 검사는 십이지장경이 ‘모내시경(motherscope)’, 담도내시경이 ‘자내시경(babyscope)’이 되는 모자내시경 시스템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2개의 내시경 시스템을 2명의 의사가 시술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기술 발전을 거쳐 현재는 ‘스파이글래스’라는 이름을 가진 디지털 담도내시경 검사법과 극세경내시경을 직접 담도로 삽입하는 직접 경구담도내시경 검사법 등 두 가지 담도내시경 방법이 쓰인다. 그러나 두 가지 담도내시경 검사법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 연구는 없었다.
이에 문종호 교수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두 가지 담도내시경 검사법을 모두 시행한 38명 환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도내시경 검사의 기술적 성공률, 담도 내 이상 병변의 탐지율, 시각화 품질, 조직적합성, 합병증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직접 경구담도내시경 검사는 담도 내 이상 병변의 탐지율, 시각화 품질 면에서 디지털 담도내시경 검사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이상 병변의 표면구조와 미세혈관구조를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디지털 담도내시경 검사는 극세경 담도내시경 검사보다 기술적 성공률이 높고 시술 시간이 짧아 검사의 편의성과 안전성에서 보다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담도내시경 검사법의 차이를 세계 최초로 비교함으로써 향후 담도내시경 시스템의 기술적 발전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책임자인 문종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도내시경 검사법의 차이를 비교해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담도내시경 검사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담도내시경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예후가 불량한 담도 종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가 가능한 사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