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2차 성징, 이때 나타나면 성조숙증 의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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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8세 미만, 남아 9세 미만일 때

사춘기는 성장기 반드시 거쳐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또래보다 아이의 사춘기가 더 빠르게 찾아온다면 2차 성징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골격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 유년 성장이 종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균적인 2차 성징 시기는 언제이고 사춘기가 얼마나 빠를 때 성조숙증(또래 아이들보다 사춘기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이라고 진단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2차 성징 시기는 여아의 경우 9세부터 13세까지, 남아는 10세부터 14세까지다. 이 시기보다 1세 정도 빠르면 '조기 사춘기', 1세 정도 늦게 늦으면 '사춘기 지연'이라고 한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정은 교수는 "만약 8세 미만 여아와 9세 미만 남아에게서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때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고 남아는 고환이 커지면서 음모가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춘기 시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전, 영양(비만), 사회적 배경, 환경호르몬 등 복합적인데 부모의 사춘기가 빨랐다면 자녀도 빠를 수 있어 유전적 요소가 70~80% 영향을 준다. 최 교수는 "성조숙증을 겪으면 잘 크는 것 같아도 골 연령이 빨라져 사춘기가 정상으로 시작되는 아이에 비해 성인이 됐을 때 키는 오히려 작을 수 있다"며 "또래와의 이질감 등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이 의심될 때는 진단과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골 연령 검사, 성호르몬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성조숙증으로 최종 진단되면 또래와의 사춘기 발달을 맞추기 위해 성조숙증 치료제를 팔이나 엉덩이에 피하 또는 근육 주사해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치료 기간은 통상 2~5년이며 치료 중 3~6개월 간격으로 성 성숙도와 성장을 평가하고 골연령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한다. 최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의 주요 목적은 사춘기 발달을 또래와 맞추고 최종 성인 키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정신·사회적인 문제를 줄이는 것"이라며 "가능한 한 일찍, 꾸준한 치료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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