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전유물 전립샘비대증, 방치하면 합병증까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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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주비뇨의학과의원 주명수 원장

전립샘은 전립샘 액을 생성하는 남성 생식기관 중 하나다. 방광이 요도로 이행하는 부위에 위치하면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데 사춘기 이후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점차 비대해진다. 전립샘은 5-알파-환원효소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하는 데 관여하며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전립샘비대증을 야기하는 원인의 하나다. 전립샘이 커지는 것 자체는 문제되지 않으나 이로 인해 방광목 부위와 요도를 압박하면 요도관이 좁아져 배뇨 장애를 일으키면서 전립샘비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전립샘비대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간단한 설문지와 전립샘 초음파나 요속 검사를 시행한다.


전립샘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립샘비대증 환자는 2012년 89만4908명에서 2016년 112만8989명, 2020년 130만4329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96%가량이 50세 이상의 중년 남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인 사무직이나 운전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립샘비대증에 취약하다. 또한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좀 더 전립샘비대증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증상이 생길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전립샘비대증은 ▶소변이 중간에 끊기고 ▶소변 줄기가 가늘고 ▶소변이 마려우나 잘 안 나오고 ▶한참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고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고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고 ▶자는 도중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고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다면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거나 음주, 흡연을 제한하는 생활 습관 개선과 육류보다 채소를 섭취하는 식이요법을 우선 시행해 볼 수 있으나 위에서 말한 하부 요로 증상이 있다면 약물치료를 시작해 볼 수 있다. 하부 요로 증상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립샘이 계속 커져 요도를 막아 급성 요폐가 발생하거나 육안적 혈뇨가 생길 수 있다. 요로감염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열이 나거나 급성 전립샘염으로 번져 항생제 치료를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변을 지속해서 못 보면 방광과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요폐가 계속되면 방광의 수축력이 약화하거나 소실될 수 있고, 방광 내 소변이 지속해서 고이면 방광에 결석이 생겨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지속적인 요폐로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고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하면 급성 신우신염을 일으키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립샘비대증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한다. 약물 중에선 교감신경 차단제를 우선 사용한다. 그러나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비대증이 심해질 경우 5-알파-환원효소 차단제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제전립샘증상설문지 IPSS 점수가 8점 이상이고 전립샘 크기가 30㏄ 이상이거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중등도 이상의 전립샘비대증이 진단된 경우 또는 전립샘 특이항원(PSA) 수치가 1.4ng/mL 이상인 경우 5-알파-환원효소 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 5-알파-환원효소 차단제를 사용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전립샘에 작용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되는 작용을 막아줘 전립샘이 커지는 것이 억제되며 자연히 위에 열거한 전립샘비대증으로 생길 수 있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

대부분의 전립샘비대증은 이 두 약물요법으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지만 약을 지속해서 복용해야 효과가 유지된다. 일정 기간 약물 복용 후 증상이 호전됐다고 중단할 경우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힘들거나 약물로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경우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엔 부분마취로 시행되는 간편한 시술부터 전신마취하에 시행하는 로봇 수술까지 그 치료 방법이 다양해 전문의와 잘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전립샘비대증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 흡연 등이다. 따라서 혈압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혈중 당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육식보단 섬유질이 풍부한 토마토와 같은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과일, 생선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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