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궁금증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다가 우연히 종격동 종양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종격동이란 말이 생소해 한참을 찾아봤습니다. 유형이 많고 종양이 압박하는 곳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더라고요. 어떤 증상으로 종격동 종양을 의심해볼 수 있는지, 어떤 치료법이 안전한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의사의 한 마디
: 고려대 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교수
종격동은 가슴뼈와 척추 사이 빈 공간을 뜻합니다. 해부학적으로는 양측 폐를 나누는 조직과 기관을 칭하는 용어로 가슴 안쪽 공간의 폐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말합니다. 이런 종격동에 물혹이나 양성 종양, 악성 종양인 암이 발생하는 것을 종격동 종양이라고 합니다. 특히 가슴 정중앙 부위에 위치한 면역계통 기관인 흉선에 생기는 흉선암의 경우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5년 생존율이 30~50%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종격동은 심장을 기준으로 앞쪽의 전종격동, 뒤쪽의 후종격동, 이들 사이의 중종격동으로 나뉩니다. 종격동에는 대동맥과 주요 혈관, 기관지, 식도, 심장, 늑간신경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장기와 기관이 자리합니다. 종격동 종양은 종양이 생겨난 부위에 따라 다양해져요. 전종격동에선 흉선종이 가장 흔하고 중종격동은 여러 종류의 낭성 종양과 림프종이 주로 발생합니다. 척추에 가까운 후종격동에선 신경에 기원한 종양의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증상도 종양이 압박하는 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기관지를 압박하면 기침과 호흡 곤란을 겪고, 식도를 압박하면 목에 이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늑간신경을 자극한다면 늑간신경통이, 후두신경이라면 애성(쉰 목소리)이 나타나는 등 주변 신경을 압박할 경우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됩니다. 대동맥이 압박되면 경부의 동맥이 굵어지면서 피가 우회해서 흐르는 측부혈행이 나타나 평소에 없었던 부위에 정맥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악성 종양 중 하나인 흉선종은 절반 정도가 일시적인 근력 약화,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중증근무력증을 보인다고 알려집니다. 이 때문에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받으면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통해 역으로 흉선종 여부를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근본 치료법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완전 절제입니다. 전이 등 절제가 불가능하면 방사선 조사를 통해 치료합니다. 성인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은 흉선종의 경우 종양이 흉선종의 피막을 뚫고 나와 주변 장기로 침범해 재발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때는 종양 일부가 아닌 흉선 자체를 제거해야 합니다. 절제한 흉선에서 흉선종이 주변 조직을 뚫고 나온 소견을 발견한다면, 추후 방사선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가슴뼈를 반으로 갈라 절제하는 정중흉골절개술이 많이 시행됐습니다.
최근에는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흉강경 또는 로봇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앞서 고려대의료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공동연구팀이 단일공 로봇 흉선절제술과 기존 흉강경 흉선절제술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비교 분석한 결과, 합병증 발병과 퇴원일수 측면에서 로봇 수술의 안정성이 더 뛰어났습니다.
종격동 종양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습니다. 위험 요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이죠. 다만 건강검진을 위해 시행한 저선량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에서 종격동 종양 소견을 발견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것이죠. 종격동 종양 역시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종격동 종양을 발견한다면, 위치나 모양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IR)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한 뒤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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