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환절기가 시작됐다. 기온이 급격히 변하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시기다. 이땐 특히 피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온과 습도가 급변해 피부의 수분을 빼앗고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김대현 교수는 "피부 가려움증을 방치할 경우 반복적으로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서 때론 피부염이나 2차 감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초기에 보다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 가려움증은 말 그대로 피부를 긁고 싶은 유쾌하지 않은 감각을 의미한다. 환절기와 같은 온도 변화나 가벼운 접촉, 정신적인 스트레스 같이 일상생활에서 흔한 자극에 의해 발생한다. 환절기 밤낮의 큰 기온차는 피부 가려움증 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나타낸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붉어지며 하얀색 각질이 더 많이 보이게 만든다. 이 같은 환절기 피부 변화는 심한 경우 야간에 수면을 방해하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
가려움증을 참기 힘든 것도 문제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해 자면서 무의식 중에 피부를 긁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염증과 2차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진행된 피부 가려움증은 치료가 더욱 어렵다.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피부염으로 악화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환절기 피부 가려움증은 기온 변화와 낮아진 습도로 피부 수분이 부족해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반응, 특정 피부 질환, 스트레스, 장시간의 욕조 목욕이나 사우나, 잦은 비누 사용, 특정 약물 복용이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환경적인 요소와 개인의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완화하려면 충분한 보습이 중요하다. 피부 수분을 유지하고 피부 본래의 기능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피부염으로 진행한 것이 확인된다면 먹는 항히스타민제와 바르는 스테로이드제 등 적절한 처방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평소엔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너무 뜨거운 물로 장시간 목욕하지 않는 게 좋다. 샤워 후엔 즉시 보습제를 바른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피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환절기에 피부가 가렵다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색깔이나 향료가 포함된 제품 사용을 가급적 피하고, 복잡한 시도를 하기보단 오히려 단순하고 쉬운 보습제를 자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며 "보습제를 자주 바르는 것만으로는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고 더 나빠진다면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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