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이면 눈 건강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글자가 흔들리고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경험을 했다면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황반변성은 백내장·녹내장과 함께 노인성 3대 안 질환이다. 시력 저하를 일으켜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실명까지 부른다.
황반은 눈의 중심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부위다. 시력의 90%를 담당한다. 나이 들어 황반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시력에 영향을 준다. 시야 가운데가 어둡게 보이거나 사물이 휘어져 보이면 즉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증상이 미미해 자각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인천성모병원 안과 윤준명 교수는 "황반 시신경 세포는 한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특히 한쪽 눈에만 발생했을 경우 반대편 눈에 의지하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자가검진으로 어느 정도 확인된다. 바둑판 무늬 같은 가로세로 줄이 그어진 종이를 활용하면 편하다. 한쪽 눈씩 가리고 봤을 때 줄이 휘거나 왜곡돼 보이면 황반변성의 초기 신호다. 달력 숫자를 일정 거리에서 매주 한 번씩 바라보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숫자가 일부분 보이지 않거나 흔들려 보이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혈관조영술이나 광간섭 안구 단층촬영(OCT)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다. 황반의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나이 들며 생기는 산화 작용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습관부터 실천하면 된다. 먼저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황반변성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눈 건강을 지킨다.
눈 건강에 좋은 음식은 녹황색 채소, 등푸른 생선, 견과류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황반을 보호하는 데 도움된다. 윤 교수는 "눈에 좋은 영양소인 루테인, 아연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일주일에 한 번 바둑판이나 달력 같은 가로세로 줄무늬를 한쪽 눈씩 번갈아 보며 자가검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 교수는 "망막 전문의에게 규칙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60세 이상, 비만, 흡연,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눈 자주 깜빡이기
-적절한 실내 습도 유지하기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은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기
-강한 햇빛에선 선글라스 착용하기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 시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을 부착하기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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