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귀가 먹먹해지고, 삐 소리 같은 이명이 들린다면 단순한 피로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귀의 응급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미세혈관 수축, 피로와 수면 부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귀는 매우 민감한 기관입니다. 돌발성 난청을 유발하는 내이 혈관은 매우 미세해서 감기 같은 질환이나 소음, 과로 등 스트레스 상황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큰 소음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 청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의 주요 증상은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입니다. 특히 아침에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력을 잃으면 소리를 인식하는 체계가 변하면서 이명이 발생합니다. 내이의 전정 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균형을 잡는 능력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동반됩니다.
이 병의 골든타임은 일주일입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 일주일 내에 치료하면 환자의 70% 이상이 청력을 회복합니다. 일주일이 지나면 치료 성공 확률은 2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평소에 청력이 약한 사람이나 소아, 고령층은 더 빨리 대응해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의 주요 치료법은 강력한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입니다. 주사나 먹는 약으로 염증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치료했음에도 청력 회복이 어려운 경우 보청기 같은 청각 재활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면 인지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돌발성 난청을 예방하려면 기저 질환 관리가 필수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신부전 같은 만성질환은 돌발성 난청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평소 귀의 피로도를 낮추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어폰을 사용할 때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이내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1시간 이상 사용해야 할 때는 5분 정도 쉬어줘야 하고요. 노래방 같은 100dB 이상의 소음 환경에 15분 이상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소음 환경에 오래 있었다면 그 후에는 귀를 충분히 쉬게 해야 합니다.
귀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청력 검사가 도움됩니다. 술, 담배, 커피, 짠 음식은 귀의 신경을 자극하고 혈관 수축을 일으킬 수 있으니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돌발성 난청은 생각보다 무서운 질환입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면 청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귀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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