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외에 해파리 쏘임, 성게 가시 찔림 같은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허석진 교수는 "중증 응급 질환인 익수, 척수 손상, 손가락 절단 등을 겪는 환자도 적은 수지만 매해 발생한다"며 "서핑은 바다라는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익숙하지 않은 장비를 사용하는 운동이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핑 전 안전사고에 대한 응급조치법을 숙지하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허 교수와 함께 열상, 절단 사고 등 서핑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별 조치법을 살펴봤다.
열상은 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를 의미한다. 서핑할 때는 주로 서프보드에 부딪히거나 보드 핀에 베여 열상이 발생한다. 서프보드의 바닥에는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핀'이 있다. 핀은 저항을 통해 안정성과 회전성을 얻게 해주는 장비로 얇고 날카롭다. 여기에 파도의 속력이 더해져 사람과 부딪히면 살이 찢어질 수 있고 보드 혹은 핀이 부서지면서 상처 부위에 이물질을 남겨 놓기도 한다.
머리나 얼굴, 손가락, 발가락에 열상이 생긴 경우 많은 양의 출혈이 날 수 있다. 이럴 때 지혈제와 그 외 물질을 상처 부위에 바르지 않는 게 좋다. 오히려 이물질이 상처에 감염을 일으키거나 조직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대신 상처 부위는 수돗물, 생수 등 깨끗한 물로 세척한 다음 거즈 혹은 수건으로 지그시 압박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서프보드와 사람을 연결하는 안전 장비로 탄력성을 보유한 리쉬코드라는 끈이 있다. 여기에 손가락이 감겨 골절이나 열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심할 경우 절단 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다.
절단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압박 붕대 또는 깨끗한 천으로 지혈해야 한다. 허 교수는 "다만 지혈대를 이용하거나 출혈 부위의 근위부(몸의 중심부에서 가까운 부위)를 묶는 경우 조직과 신경을 파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지혈제 역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절단된 부위는 식염수 또는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천 등으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밀봉한다. 밀봉된 부위는 얼음을 채운 비닐봉지 안에 재차 넣는다. 절단된 손가락을 직접적으로 닿게 하는 경우 조직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빠른 시간에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타인과 부딪히거나 파도를 탄 뒤 보드에서 내려올 때 균형을 잡지 못해 떨어지면서 타박상과 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허 교수는 "파도를 타고 나서는 가급적 보드에 앉는 게 좋고 어렵다면 발로 착지를 시도하기보다 몸으로 떨어지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다에 빠진 후에는 타인의 보드가 날아올 수 있어 바로 물 밖으로 몸을 빼지 말고 팔로 얼굴과 머리를 가린 다음 천천히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박상과 염좌, 골절은 다친 부위가 부어오르기 때문에 초기에는 아이스팩으로 찜질하는 게 좋다. 더불어 휴식을 취하며 출혈, 부종,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손상 부위의 골절이 의심될 경우 가능하면 다친 부위의 위, 아래 관절을 포함해 고정해두도록 한다.
대부분의 해파리 쏘임은 통증 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간혹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열, 부종, 호흡 곤란, 쇼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 혹은 식염수로 세척하면서 카드를 사용해 긁어내듯 촉수를 뗀다. 세척 과정에서 수돗물이나 생수 사용은 삼간다. 해파리 촉수에는 자포가 있어 수돗물이나 생수를 이용할 경우 독을 뿜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서다. 해파리 쏘임 사고는 대부분 진통제를 먹으면서 추이를 지켜보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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