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AI 기술로 두경부 질환 정복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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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치료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낮춰

두경부 질환은 몸의 머리(두부)와 목(경부)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최정석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러한 두경부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질병 진단, 치료 예측 프로그램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침샘·성대 손상 기전 규명하기도

이들이 특히 눈여겨보는 두경부 질환은 침샘의 기능 저하와 성대 손상이다. 침샘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이 기관의 기능이 방사선 치료나 노화 등으로 떨어지면 구강이 건조해져 음식을 먹고 말을 하는 기초 활동이 어려워진다. 성대가 손상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숨을 쉬거나 말을 하지 못하게 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샘과 성대의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침샘의 기능 회복에 핵심적인 물질을 다수 발굴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혈소판 풍부 혈장 탑재 다공성 신경 도관을 이용해 손상된 토끼 성대의 신경을 재생하는 치료법도 개발했다. 
 
노화 극복을 위한 항노화 치료제 개발

두경부 질환은 노화로 야기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연구팀은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를 극복하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 개발에 주력 중이다. 특히 증가된 지방의 축적은 노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 생성과 관련한 침샘 노화의 기전 중 핵심 유전자로 제시된 건 아디포넥틴(지방조직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연구진은 아디포넥틴의 발현 정도에 따라 침샘의 노화가 지연되고 기능이 회복됨을 확인했다. 인하대병원은 "아디포넥틴이 침샘 재생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적 표적 분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연구는 지난해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에이징(Aging)에 실렸다"고 설명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최정석 교수

나아가 연구팀은 환자 맞춤형 진단, 치료를 위해서 노력한다. 이들은 현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인천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인하대·인천대·한국뉴욕주립대 등과 지역 지능화 혁신 인재 양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공동 연구팀을 꾸린 뒤 AI 기술을 이용해 질병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자가 혈액과 조직을 이용한 맞춤 치료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연구진은 혈액 성분인 혈소판 풍부 혈장을 이용해 노화된 침샘 등의 기능 회복을 위한 효능과 관련 기전을 규명했고 지난해 이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맞춤형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뿐 아니라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최 교수는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작은 진전이라 해도 계속해서 나아가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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