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1. 폐암 진단 받으면 유전자 검사도 받아야 한다
O 그렇다. 폐암은 같은 장기에 발생한 암이라도 암의 종류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 방법과 예후가 달라진다. 특히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일부 유전자 변이를 동반할 경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쓰면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선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전자 변이 여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폐암 유전자 변이로는 EGFR, ALK, ROS1 등이 있으며 해당 돌연변이가 발견될 경우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하다. 표적항암제 치료가 어려울 땐 PD-L1과 같은 세포단백질의 발현 정도를 확인해 면역항암제 사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Check 2. 폐암 수술 후에도 암이 재발할 수 있다
O 그래서 잔존암을 제거하기 위한 보조 요법이 필요하다. 폐암은 폐 절제술 등 수술적 방식으로 암을 제거해도 뇌·뼈·간 등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될 위험이 비교적 높다. 폐암 수술 후 10명 중 30~55%는 재발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암 수술 당시 병기가 높을수록 재발을 더 많이 겪는다. 비소세포폐암으로 수술한 환자 중 1기의 20%, 2기의 50%, 3A기의 60%가 수술 후 5년 이내 질병이 진행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암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유전체 검사에 근거해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therapy)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안준홍 교수는 “수술 후 보조요법은 수술 후에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잔존 병변을 제거해 재발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며 “최신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을 줄이고 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권장한다”고 말했다.
Check 3. 흡연자만 폐암에 걸린다
X 흡연이 폐암의 중요한 발병 요인인 것은 맞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 높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더라도 간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에도 폐암에 걸릴 위험이 1.2~2배까지 증가한다. 그런데 폐암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걸릴 수 있다. 안 교수는 “폐암의 위험 요인은 미세먼지, 방사성 물질, 석면 등 다양하다”며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서 폐암 환자가 많이 보고된다”고 말했다. 평소 정기적으로 폐암 검진을 받으면 조기 발견 가능성이 높고 사망할 확률 역시 20%가량 낮다. 폐암 고위험군이라면 적극적으로 폐암 정기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Check 4. COPD로 폐 기능이 떨어지면 폐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O 사실이다. COPD는 폐암에서 흔히 발생하는 동반 질환이다. 진단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폐암 환자의 40~70%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엔 흡연력과 관계없이 COPD 자체로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COPD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표본코호트에서 폐암 발병 이력이 없던 40세 이상 84세 이하 33만8548명을 평균 7년(추적관찰기간 중앙값)간 추적 관찰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COPD 환자의 폐암 발병 위험은 COPD가 아닌 환자에 비해 3.12배 높았다. 또 비흡연자라도 COPD 환자의 폐암 발병 위험이 2.67배 높았다.
Check 5. 면역항암제 같은 항암 치료는 말기에나 필요하다
X 최근엔 치료 트렌드가 바뀌었다. 폐암의 경우 초기에도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재발 위험을 낮춰 장기 생존율을 높인다. 실제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은 초기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국내 최초로 허가받기도 했다. 아테졸리주맙은 글로벌 임상을 통해 PD-L1 발현율이 종양세포(TC) 50% 이상인 2-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보조요법 치료 시 치료 3년 시점에서 전체 생존율(OS, Overall Survival)이 89.1%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기존 최적지지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57% 감소시켰다.
다만 아테졸리주맙은 수술 후 보조요법은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국내 환자의 접근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안 교수는 “폐암은 초기 치료를 통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수술 후 보조요법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선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기 어렵다”며 “중장년 폐암 환자들이 병상에서 삶을 마치는 대신 사회로 복귀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초기 폐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