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됐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과 밤의 열대야를 마주해야 한다. 하지만 한여름임에도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들이다. 이 질환은 갑상샘호르몬의 부족으로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한다.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관훈 교수와 함께 갑상샘기능저하증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샘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샘 호르몬을 생성해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한다. 갑상샘호르몬은 심장을 뛰게 하고 장을 움직이게 하며 몸의 열을 만들어내는 등의 역할을 한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체내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한 상태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 쇠약감, 추위에 대한 민감성, 식욕 감소, 체중 증가, 탈모, 근육통, 우울증 등이 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5배 많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갑상샘기능저하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8만4529명이었는데 2018년보다 22.2% 증가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의 발병 원인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은 갑상샘 자체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며 전체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의 9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70~80%는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샘염에 의해 발생한다. 하시모토 갑상샘염은 자가면역항체가 갑상샘을 공격해 염증과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이차성은 뇌하수체에서 갑상샘 자극 호르몬 분비가 저하해 발생하는 경우다.
진단은 혈액 검사로 한다. 또 자가면역항체 검사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갑상샘기능저하증 치료는 부족한 갑상샘 호르몬을 약제로 보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약제 용량 조절을 위해 2개월마다 갑상샘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조 교수는 "임신 중에 갑상샘호르몬제를 복용해도 안전하며 태아의 정상적인 발육을 위해 호르몬 요구량이 증가할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 중인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갑상샘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아래 증상 나타나면 검사 권고
• 매우 피곤하고 몸이 붓는다.
• 식욕은 감소하지만 체중이 증가한다.
• 쉰 목소리가 나고 머리카락이 푸석해진다.
• 월경량이 많아진다.
• 목이 붓고 커지며 울퉁불퉁하다.
• 점점 둔해지고 우울하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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