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 이유 없는 허리 통증, 척추 굳어가는 염증 질환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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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00대 궁금증] 강직성 척추염

젊은 남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엉덩이와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면 의심해볼 병이 있습니다. 강직 척추염입니다. 척추와 천장관절(엉치뼈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부위)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이 질환은 척추가 한창 튼튼할 나이인 20~40대 남성에게 주로 발병하며 여성보다 약 2.5배 더 많이 발생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10~20년에 걸쳐 척추가 굳어지는 강직이 진행합니다.

강직 척추염의 초기 증상은 주로 엉덩이와 허리의 통증입니다. 이 통증은 새벽에 심해졌다가 활동을 하는 오후쯤 저절로 좋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증상을 피로로 인한 것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통증이 서서히 위쪽으로 옮겨가며 요통이 생기면 강직 척추염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인 디스크와는 다르게 강직 척추염의 통증은 움직이면 나아지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집니다.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완화합니다.
 

새벽에 증상 심해지면 류머티즘내과 진료 받아봐야

강직 척추염 증상은 흔히 다른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강직 척추염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4년이 걸립니다. 엉덩이와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고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며 가족력이 있다면 류머티즘내과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직 척추염은 전신 염증 질환으로, 엉덩이와 허리 통증 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유 없이 무릎과 발목이 붓거나 눈에 염증이 생기는 포도막염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갈비뼈와 척추가 연결된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숨 쉴 때 가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장 염증으로 복통과 설사가 발생하거나 피부에 건선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20~30분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면역력 관리해야

강직 척추염의 치료는 주로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와 운동 요법을 기본으로 합니다. 전신 스트레칭, 수영, 자전거 타기, 조깅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루 20~30분 규칙적으로 하면 통증과 강직을 감소시키고 올바른 자세와 관절 가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흡연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금연이 필수입니다.

강직 척추염은 유전적 소인이 강합니다. 환자 90%가 HLA-B27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중 강직 척추염 환자가 있고 본인이 HLA-B27 유전자 양성이면 발병 확률이 높아집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척추의 변형과 강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평소 운동으로 면역 기능을 높이고 위생에 신경 쓰면 재발 없이 잘 치료됩니다. 스트레스와 세균성 장염 등 감염도 재발의 원인이 되므로 이러한 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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