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은 측정 장소에 따로 변동 폭이 크다. 정상 혈압이어도 병원에만 가면 고혈압으로 측정돼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긴장과 스트레스에 따른 혈압 반응이다. 정확한 혈압 관리의 방법으로 가정 혈압 측정이 강조되는 이유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는 “가정 혈압은 병원에서의 일회성 측정과 달리 자신의 일상적인 혈압 변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며 “자신의 혈압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면 고혈압에 경각심을 좀 더 갖는다. 신뢰 있는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준을 확립하는 데도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으로 구분한다. 두 수치의 조합에 따라 단계가 결정된다.
• 정상 혈압: 수축기 혈압 120㎜Hg 미만/이완기 혈압 80㎜Hg 미만
• 고혈압 전 단계: 120~139/80~89㎜Hg
• 1기 고혈압: 140~159/90~99㎜Hg
• 2기 고혈압: 160/100㎜Hg 이상
주 교수는 “가정 혈압 측정은 특히 협심증, 심부전,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필수다. 자신의 혈압 변화를 지속해서 추적 관찰해 정확한 평소 혈압을 파악해야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팔을 심장 높이에 위치시킨 다음 ▶혈압계 커프를 정확히 부착하고 ▶같은 시간대에 최소 2회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기록한다.
가정 혈압 일지를 보다 편리하게 관리하는 방법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활용이다. 혈압을 측정한 다음 결과를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하거나 사진을 찍기만 하면 자동으로 기록되는 식이다. 수기로 작성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혈압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순환기내과·신경과·신장내과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배경이다. 의료진과 환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데 도움된다.
주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이 애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니 체계적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맞춤형 혈압 관리와 처방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수기 작성 시엔 의료진이 가정 혈압 수치를 일일이 파악해 분석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환자 스스로 혈압 변화를 인지하면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면서 치료를 잘 따라가는 원동력이 된다. 생활 습관의 변화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된다. 혈압이 높아지는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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