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퉁퉁’, 여름에 심해지는 하지정맥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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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로 혈관 팽창...정맥 기능 떨어진 탓

다리가 퉁퉁 붓고 하체 혈관이 튀어나오는 질환. 하지정맥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의 판막 문제로 혈액이 다리에서 심장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역류하거나 정체하며 발생한다. 흔히 여름철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강릉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원철 교수와 하지정맥류의 주된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살펴봤다.
 

가족력·비만·흡연 등으로 유발

정맥은 동맥을 거쳐 몸을 순환한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이다. 압력이 낮고 혈류 속도가 느려 관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흔히 ▶피부 아래 위치한 표재성 정맥 ▶근육 아래 있는 심부정맥 ▶표재성과 심부정맥을 연결하는 관통 정맥으로 구분된다.

하지정맥류는 이중 하체 표재성 정맥의 압력이 높아져 발생한다. 확장된 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혈액 역류로 다리의 통증 또는 무거움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가족력, 임신, 비만, 운동 부족,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흡연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나 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몸의 혈관이 팽창하는데 이로 인해 정맥 기능이 떨어져 원활한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는다. 조 교수는 "혈관이 팽창하면 다리에 머무는 혈액이 많아져 주변 근육이나 피부, 신경 조직을 압박하게 되고 통증이 나타난다"며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하면 정맥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액 역류를 막는 판막이 손상돼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고 했다.

하지정맥류의 전조 증상은 뚜렷하게 없지만 다리가 자주 붓고 저려 쥐가 나거나 발바닥이 화끈거린다면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다리에 피로감이 지속하는 증상이 나타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조 교수는 "주된 증상이 통증일 경우 근골격계·신경계·동맥계 장애로 인한 통증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방 위해 과도한 호르몬제 복용 삼가야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수술 치료법으로는 고위 결찰과 발거술, 정맥류 절제술이 있다. 사타구니와 무릎 아래 몇 군데 작은 피부 절개를 한 다음 병든 정맥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상처가 남지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정맥 내 열 치료 요법은 늘어난 정맥 내로 레이저 광섬유 또는 고주파 섬유를 넣은 다음 레이저나 고주파를 발산해 병든 정맥으로의 혈액 흐름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약물 경화 요법이 있다. 이는 정맥성 궤양이나 치료 후 재발한 정맥류 등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시행한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을 삼가는 게 좋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 맵고 짠 음식 섭취 등이다. 비만과 변비도 관리해야 한다. 복부 비만과 변비는 복압 상승을 유도함과 동시에 혈관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과도한 호르몬제의 복용 역시 피해야 한다"며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한편 근육을 이완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때 혈관도 같이 이완되면서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다리를 뜨거운 곳에 오랜 시간 노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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