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 보존할 수 있는 안전한 신장암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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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병원] 〈107〉 난도 높은 수술에 대한 임상 경험 풍부한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50대 남성입니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신장에 종양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초기여서 그런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초기에 수술하면 완치율이 높다고 하던데, 신장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의사의 한 마디
: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2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죠. 다행히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 검사 등 건강검진이 일반화하면서 최근에는 조기 검진을 통해 외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신장암 치료 방법은 암의 진행 정도(병기)와 환자 나이,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만 신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초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실제 신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2017~2021년)은 86.4%로, 10대 암 중 갑상샘암, 유방암, 전립샘암 다음으로 높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로 나뉩니다. 먼저 전절제술은 암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신장을 완전히 들어내는 수술입니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반대편 신장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신장의 기능을 보완합니다. 1990년대까지는 전절제술만이 유일한 신장암 치료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절제술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남아 있는 반대쪽 신장 기능도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투석 등 신 대체 요법을 받게 되는데요, 운이 좋아 투석을 피한다 해도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중증 질환이 발생하면 감소된 신 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신 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 수명도 줄어드는 게 더 큰 문제였죠.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 부분절제술입니다. 현재 국내 신장암 수술의 약 70%는 부분절제술로 이뤄집니다. 부분절제술은 암 자체의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 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예상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부분절제술이 성공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신 기능이 5~20% 정도만 감소합니다. 이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 역시 크게 낮아지죠. 암 치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원칙은 예상 수명이 가장 길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수술을 위해서는 신장으로 가는 혈관을 박리해 혈액 흐름을 차단한 뒤 허혈 상태를 만들어 종양을 절제하고 남은 신장을 재건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허혈 시간은 신장 부분 절제를 하면서 신장의 혈액을 차단하는 물리적 시간이에요. 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신 기능이 잘 보존될 수 없고, 자칫 기능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허혈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수술의 성공 여부를 좌우합니다.

고전적인 신장 부분절제술은 신장의 동맥, 혹은 정맥 전체를 막아 신장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로봇 수술기가 보급되면서 총 수술 시간뿐만 아니라 허혈 시간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허혈 과정 없이 신장 본연의 기능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신장 부분절제술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난도의 수술법으로 알려져요. 현재는 미국과 이탈리아 등 로봇 수술 기술이 발달한 일부 의료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 한해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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