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수술 꼭 해야 할까…수술 시기 정하는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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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요즘엔 수술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암인데도 불구하고 갑상샘암 수술을 즉시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갑상샘암의 특징 때문이다.
갑상샘암은 다른 암에 비해 대부분 매우 천천히 자라며 갑상샘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2%에 불과하다. 이처럼 위험성이 낮은 상태에서 갑상샘암 수술을 진행하면 암 덩어리를 제거해 생기는 이점도 있지만, 갑상샘 정상 조직의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갑상샘학회에선 2015년 갑상샘 결절과 갑상샘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초음파 검사에서 관찰되는 갑상샘 결절이 암으로 많이 의심되고 크기가 1㎝ 이상이면 진단적인 세침흡인 세포 검사를 시행해야 하고, 1㎝ 미만의 작은 갑상샘암 의심 결절은 추가 검사 없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철저하게 추적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1㎝ 미만의 갑상샘암은 대부분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진단 후 10년이 지났을 때 3㎜ 이상으로 커진 경우가 10명 중 1명에 불과할 정도다. 특히 환자 연령대가 높을수록 암의 성장 속도나 전이 속도가 느려지는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진단 당시 갑상샘암의 크기가 작고 주변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꾸준히 추적 관찰을 시행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도 좋다. 다만 당장 심각한 소견이 없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추적 관찰까지 소홀해선 안 된다.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일부는 성장 속도나 전이 속도가 빠르다. 또한 환자에 따라 개인차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다면 꼬박꼬박 초음파 검사를 받아 진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갑상샘암의 크기가 1㎝ 미만으로 작다 하더라도 추적 관찰 중 주변 침범이 의심되거나 크기가 2~3㎜ 이상 자란 경우, 림프절이나 폐 등 다른 조직에 전이된 소견이 발견된다면 갑상샘 절제술을 비롯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진단 당시 갑상샘암이 1㎝ 이상의 크기인 경우에도 바로 치료(수술)해야 한다.

갑상샘암 수술은 절제 범위에 따라 반절제술, 전절제술, 림프절 절제술(청소술, 곽청술)로 구분한다. 수술 범위에 따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나 성대 마비, 칼슘 대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과 재발 가능성, 후속 치료 여부가 달라진다. 암의 진행 정도, 환자 기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암 치료 효과와 삶의 질을 고려한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갑상샘암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진행하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처럼 갑상샘암은 진행 상태에 따라 곧장 수술을 진행해 제거할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두고 경과를 지켜볼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는 담당 의료진의 소견과 실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분이지만 동시에 심리적인 부담을 져야 하는 환자의 선택도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 갑상샘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치료법과 시기를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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