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신약 도입으로 치료 성과 발전, 교체 투여 문제는 해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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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최응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교수) 회장

필자가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진료한 지도 어언 25년이 지났다. 처음과 비교해 최근 수년 간 치료 방법의 발전은 질병의 패러다임을 바꾼 수준이다. 치료 방법뿐만 아니라 질환 관리 역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발전 중이다. 특히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의 특성 상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매일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고, 이에 기반해 개선 정도를 좀 더 면밀하게 평가하는 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료 방법과 관리 툴이 함께 발전하면서 아토피피부염이 극복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치료제 방면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과 징후를 유발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또는 이들이 전달되는 신호 경로를 표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 JAK(야누스키나제) 억제제 등 여러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토피피부염에 이 같은 표적 치료제의 등장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일부 치료제는 피부 습진 병변을 90% 가까이 개선하고, 가려움을 1~10점까지 점수화한 지표에서 0점 혹은 1점을 달성하는 등 질환을 거의 완벽하게 조절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낮게 생각할 수 있는데, 중등증 이상의 환자는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만드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덮은 피부 병변과 잠을 이룰 수 없는 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거의 하지 못할 정도로 고충이 크다. 이런 환자들이 신약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다행히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산정특례 질환이고 대부분의 신약에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은 약제비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그런데 다른 질환과 달리 아토피피부염은 환자가 생물학적제제 혹은 JAK 억제제를 사용하다가 다른 치료제로 바꾸면 보험급여가 중단된다. 즉, 처음 약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해 교체할 경우 다음 약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약제비의 100%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마다 질환의 증상과 양상이 다르고 환자의 면역체계에 따라 약제별로 각기 다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에 맞는 치료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어떤 질환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절실한데 교체 투여 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여러 치료제를 두고도 실제 환자에게 보험으로 사용 가능한 치료제는 하나뿐인 셈이다. 

관계 당국은 보험급여 불허의 이유로 교체 투여 시 효과에 대한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필자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는 지난해 말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여러 학술적인 근거 자료 및 해외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사용 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다른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 억제제로의 변경을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교체 근거를 마련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아토피피부염 약제 간 교체 투여에 우리나라처럼 제약을 두는 경우는 없으며 별다른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질환에서 보험 적용 약제 간 교체 시 별도의 근거 데이터 여부와 관계 없이 보험이 적용된다. 

이 같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교체 투여에 대한 제약은 건보 재정에도 불필요한 누수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첫 치료제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다음 약제는 환자 부담 100%다 보니 처음 약제를 선택할 때 실제 사용 후 실패를 염두에 두고 더 고가의 약제를 우선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건보 재정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간 교체 투여에 대한 보험 급여를 중단하는 것은 결국 그 누구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이미 보험이 적용되는 여러 최신 치료제를 두고도 아토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제한하고 교체에 대한 제약이 없는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된다. 더욱이 비용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침은 물론이다. 첫 치료에서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최선의 치료를 받음으로써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교체 투여에 보험이 인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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